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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밑도는 60~74세 접종 예약률... "이러다 백신 남아돌 수도"

입력
2021.05.19 17:30
2면

10일 오전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 앞에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으려는 고령층 대상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 앞에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으려는 고령층 대상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하는 코로나19 백신 대규모 접종을 앞두고 접종 예약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아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상반기 1,300만 명 접종을 통해 1차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접종률이 80%를 넘겨야 하는데, 아직 절반 정도밖에 접종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아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해놓은 만큼 정부가 목표 달성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60~74세 예약률 49.5%... 정부 "접종 동참해달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9일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0시 기준 전체 예방접종 대상자의 예약률이 5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고령층인 60∼74세의 예약률은 49.5%로, 6일 예약이 시작된 70∼74세는 62.4%, 10일부터 예약이 진행된 65∼69세는 54.7%. 13일부터 예약을 받은 60∼64세는 38.8%를 기록했다.

정부가 상반기에 접종 대상자로 지정한 인구는 총 1,634만 명 정도다. 정부는 이 가운데 80% 정도는 접종을 할 것으로 보고 상반기에 1,300만 명의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예약 마감일이 다음달 3일까지이고, 시간이 갈수록 예약률 증가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접종률이 80%를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역당국은 백신 효과를 재차 강조하며 예방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집단감염 사례에서 백신 접종의 효과가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며 "예방접종을 하면 코로나19 감염과 고령층의 높은 치사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AZ 불신 생각보다 커...목표치 연연 말아야"

예약률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재 예약이 진행 중인 고령층과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등은 모두 AZ 백신 접종 대상이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75세 이상의 접종 동의율은 85%에 달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는 백신의 효과가 의심스러운 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라며 "특히 다른 백신에 비해 AZ 백신의 부작용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는 게 사실인데, 정부가 부작용 사례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접종률이 낮아질수록 예약 취소(노쇼) 등에 따른 잔여 백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AZ 1차 접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27일부터 네이버와 카카오톡을 활용해 예약한 뒤 당일 접종할 수 있는 '신속예약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AZ 백신은 한 바이알(병)에 담긴 10~12회분을 개봉한 뒤 실온에서 6시간 안에 쓰지 못하면 폐기해야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장 7월부터 모더나나 얀센 등의 백신이 들어올 예정이고,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더 효과적인 만큼 정부가 6월까지 목표치를 맞추겠다고 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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