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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에서 확진자 줄었다지만… '마스크 프리'는 찜찜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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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나 되는 미국의 모든 주(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줄었다. 대유행 이후 첫 일제 감소다.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하며 일상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속도전 성과에 고무된 기색이지만, 의학계에서는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도 아직 찜찜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대유행 시작 뒤 오늘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50개 모든 주에서 감소했다”며 “사망자는 81%까지 줄었고,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라고 말했다. “언제 다시 급증할지 모른다”고 경계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기조는 자신감과 낙관이었다.
실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일 기준 1주일 평균 미국의 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3만1,000여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 1월 8일 31만2,000여 명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이는 백신 접종을 서두른 결과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평가다. “(정부 출범 뒤) 4개월도 안 됐는데 6%에 불과하던 1회 이상 백신 접종 인구 비율이 60% 수준에 도달했다”고 했다. 13일 CDC가 실외는 물론 상당수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새 지침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인식에서다.
CDC의 개정 지침은 순조롭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ㆍ뉴저지 등 마스크 의무화 조치 해제를 일단 미루며 신중을 기하는 주도 있지만 대세는 수용이다. 지침 발표 당일 이미 상당수 주가 지침을 채택했고, 사태 초기 진앙이었던 뉴욕주도 나흘 만인 이날 규제 완화에 동참하기로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을 맞았다면 여러분은 안전하다”며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코로나 유행 속에 지난해 건너뛴 뉴욕의 대형 문화ㆍ스포츠 이벤트들도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는 조치를 서두른 탓에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는 이날 CNN방송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과 면역체계가 손상된 사람들,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어린이 등의 생명이 훨씬 덜 안전해졌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무임 승차’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빌리 세크먼은 직원 대부분이 백신을 맞기는 했지만 아직 맨 얼굴로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이 불편한 건 사실이라며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너무 빨리 마스크 의무화가 폐지되는 바람에 허를 찔렸다”고 말했다. 한 커피숍 직원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지침을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 수 있게 허락하는 ‘프리 패스’로 여길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빠르게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거론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최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해킹 피해에 따른 동부 주유 대란,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덮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CDC의 마스크 규제 완화 결정에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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