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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넘치는 美 “6월까지 2000만회분 해외 지원” 깜짝 선언

입력
2021.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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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합쳐 총 8000만 도스 다른 나라 지원?
중ㆍ러에 뒤처진 ‘백신외교’ 만회...지원국 미정

미국이 6월 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 도스(1회 접종분)를 해외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6,000만 도스를 지원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더해 총 8,000만 도스를 미국이 다른 나라에 전달하게 됐다. 21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백신 맞교환인 ‘백신 스와프’가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000만 도스 해외 지원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000만 도스 해외 지원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바이든 “전 세계 백신 무기고 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이 사용을 승인한 백신 2,000만 도스를 향후 6주 이내에 해외에 공유하겠다”라고 밝혔다. 미 보건당국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ㆍ모더나ㆍ얀센 등 세 가지다. 다만 백신 지원 대상국이 어디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이 국가안보회의(NSC) 등과 협의해 대상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전 세계를 위한 (코로나19)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해 우리 백신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자체 개발한 시노팜과 스푸트니크Ⅴ 백신을 개발도상국 등에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넓히는 데 대한 견제성 발언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백신 해외 공유 질문에 “미국에도 백신이 충분하지 않다”며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미중 간 백신 외교전이 가속화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에 필요한 핵심 국가인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다시 백신 지원 쪽으로 선회했다. 이어 2,000만 도스 직접 지원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백신 외교’에서 밀린다는 지적을 상쇄하려 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에 AZ 백신 450만 도스를 지원했고, 인도에도 백신 원료를 보냈다.

미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美 발표, ‘한미 백신 스와프’에 청신호 되나

이번 미국의 백신 지원 발표가 한국의 백신 수급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한국 정부는 21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을 맞교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타진 중이었다. 미국이 보유 중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중 여유분을 올해 상반기 한국에 먼저 보내주면, 한국이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물량 중 같은 양을 미국에 되돌려주는 방식이 거론돼 왔다.

미국은 현재 접종 가능한 12세 이상 중 56%(1억5,700만명)가 최소 1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고, 2회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비율은 전체 인구의 37%(1억2,300만명) 정도다. 한때 300만회가 넘었던 백신 하루 접종 건수는 최근 200만회 안팎으로 떨어졌고, 일부 주에서는 백신 물량이 남아도는 상태였다. 반면 한국은 5, 6월 코로나19 백신 접종 물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상반기 접종 속도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여유분을 미리 받아 한국의 공급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스와프 계획을 세웠고, 미국의 이번 해외 지원 방침으로 한국의 스와프 제안 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고위 당국자는 “첫 해외 백신 반출은 외국의 팬데믹(감염증 세계적 대유행) 진정에 관심을 집중하는 와중에 이뤄진 첫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번 지원 이후에도 미국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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