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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강세균' 변신?... "국민 살해·고문에 부역한 검찰" 직격

입력
2021.05.17 17:5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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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을 폭도로 몰던 언론...
이재용 사면 국민 공감, 아직"
친문계·호남 민심 구애 행보

정세균(앞줄 오른쪽) 전 국무총리가 17일 전남 순천시 덕연동 여순항쟁위령탑을 찾아 여순사건 유족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정세균(앞줄 오른쪽) 전 국무총리가 17일 전남 순천시 덕연동 여순항쟁위령탑을 찾아 여순사건 유족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온건한 정치 스타일을 내려놓고 검찰·언론개혁, 기업인 사면 문제 등과 관련해 잇달아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선명성을 부각해 친문재인계 지지층과 호남 민심에 소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17일 페이스북에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던 언론, 죄 없는 국민을 가두고 살해하고 고문하는 일에 부역해온 검찰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광주에서 봉하까지 검찰개혁·언론개혁 민주주의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에 대해서는 “국민을 살해하고 국가 변란을 획책한 국기문란 사건은 수사하지 않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변장한 검사 출신 성폭행범의 도주를 막은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검찰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검찰이냐”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가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는 주저하면서 김학의 전 차관 출국 저지에 관여한 혐의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한 검찰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광주항쟁이 41년 지났지만 반성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특권 계급 검찰과 수구 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그들만의 수구 특권층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 기만극을 되풀이하고 있다”고도 했다. 평소와 달리 강한 표현을 구사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친문계와 호남 민심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한 계산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이재용 사면론엔 "공감대 마련 안 된 듯" 부정적 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거리를 둔 것도 같은 배경으로 해석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아직도 국민 공감대가 다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 전 총리는 다만 “시스템 반도체는 따라잡아야 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려면 (사면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은 것 같다”며 여지는 남겼다.

정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제기에 대해 16일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간접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대선 후보 경선은 '당심'이 좌우하는 만큼 정 전 총리는 중도보다는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행보에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통합의 정치인’이라는 장점은 갖췄기 때문에, 약점으로 꼽히는 선명성 등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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