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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사회 '전기세 미납 투쟁', 돈 없는 군부 숨통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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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선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전기세를 내지 않는 시민이 상당수다. 가정마다 우편함에 열람하지 않은 고지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지방도 전력 계통 공무원의 80%가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한 탓에 고지서 자체가 도착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호텔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업계 역시 최근 납세 중단을 선언한 사업체가 속속 늘고 있다.
효과는 확실했다. 17일 프론티어 미얀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3개월 간 진행된 시민사회의 ‘전기세 미납’ 투쟁으로 군부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군부 쪽 피해액만 수십억 달러로 추정된다. 화가 난 군부는 급기야 이달 5일 CDM에 참가한 전력 공무원 3,712명을 무더기 해고하고, 군부 지지자들로 일부 빈 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신규 인력의 업무 미숙은 둘째치고, 시민들의 저항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아 납세 실적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군부에 전기세는 마지막 남은 돈줄이다. 이미 국제사회의 제재로 군부의 최대 수입원이던 광산업은 사실상 활로가 막혔고, 주류 사업도 시민들의 자발적 불매 운동이 거세 매출이 반토막 난지 오래다.
최후 협박 카드인 ‘전력 차단’을 단행하기도 어렵다. 국민 세금이 없다면 산업분야의 막대한 전력사용료를 지불할 방법이 없다. 미얀마에 전력을 공급하는 외국 기업들의 움직임마저 심상치 않다. 이들은 쿠데타 이후 정국 불안을 이유로 지난 5년 간 지불을 유예한 미납액 상환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2018년 한해에만 7,000억짯(5,100억 원)의 빚을 질만큼 전기료 채무가 엄청나다.
코너에 몰린 군부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군은 14일 관영매체에 공표한 ‘대국민 요청서’를 통해 “국민이 내는 전기세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한을 늦출 테니 제발 전기세를 납부해달라”고 읍소했다.
물론 시민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세력을 대표하는 국민통합정부(NUG)는 전기세 미납 투쟁이 지속될 것을 상정하고 해고 공무원들의 생활고 해결을 위한 예산 마련에 돌입했다. 현지 외국계 전력업체 관계자는 “군부가 전기사용료를 아예 내지 못하는 때가 오면 쿠데타 정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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