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고 방치되는데… 여수박람회장 사후 활용 9년째 허송세월

입력
2021.05.17 16:16
개발기관 항만공사로 변경 움직임에 광양시 반발

철제 난간이 녹슬고 데크가 부서진 채로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개발기관을 놓고 갈등이 일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사후활용 시행 주체를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서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하는 박람회장 관련 특별법 개정안을 내자, 재무 부담 등을 우려한 광양시 측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 지역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7일 광양시의회 등에 따르면 주철현(여수갑) 의원 등 국회의원 23명은 지난달 28일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을 주관하는 기관을 기존 박람회재단에서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바꾼다는 내용의 여수세계박람회관리 및 사후활용에관한특별법 일부 개정안과 항만공사가 사업을 수행하도록 항만공사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항만공사가 소재한 광양지역에서 당장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광양시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출범 10여년 만에 겨우 재무 안전성을 갖춰가는 시점에서 박람회장 사후활용 업무를 맡게 되면 재무 상태가 또다시 악화할 것"이라며 "해양수산부는 용역 결과를 백지화하고 박람회장 사후활용 변경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9년이 지나도록 사후활용 사업은 진전이 없고 시설은 노후화돼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그동안 박람회 개최에 투자한 3,700억 원 회수를 위해 박람회재단을 통해 민간 매각을 추진했지만 사업 내용이 박람회 정신과 맞지 않는 등 시민들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박람회장 사후활용 주체를 놓고 지역 국회의원 간 시각차도 상당하다. 김회재(여수을) 의원은 여수시나 별도 법인이 개발 주체가 돼야 한다며 항만공사 주도에 반대했다. 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도 현안이 산적한 항만공사가 3,700억 원의 정부 투자금까지 떠안으며 박람회장 개발에 손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이번 개정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정치권의 공 떠넘기기에 지역 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는 이날 "항만공사 주도 사후활용은 여수시민의 의지"라며 광양시의회를 상대로 반박 성명을 내는 등 박람회장 사후활용이 또다시 공전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수화 광양시의장은 "항만공사는 여수·광양항 경쟁력 확보와 물동량 창출을 위해 만든 조직 아닌가. 정체성을 인식하고 설립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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