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 중국을 만든 십년마일검

입력
2021.05.17 19:00

편집자주

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화성에 착륙한 중국의 로버 주룽. ©CNSA


중국의 화성 탐사 로버인 주룽이 15일, 화성에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에 착륙한 국가가 되었다. 중국의 화성 탐사선인 톈원 1호는 화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 착륙선, 로버로 구성된 세계 첫 트리플 탐사선이다. 작년 7월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진 시기에 지구를 출발해서, 올해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했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십 년 동안 단 하나의 칼을 연마하는 정신으로 핵심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나라 시인 가도의 오언절구 ‘검객’에서 나온 ‘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이라는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총리가 국가의 장기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9일에는 중국의 창정 5B 로켓의 잔해물이 대기권에 재진입해서 추락하는 일도 있었다. 창정 5B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의 핵심 모듈인 톈허를 우주에 올려놓기 위해 발사한 로켓이다. 중국은 내년이면 새로운 독자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 현재 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은 국제우주정거장(ISS)뿐이고, 러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이 공동으로 만든 것으로, 중국은 참여가 배제되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2024년까지만 운영되고 종료될 예정이라, 이후에는 중국의 톈궁이 지구 궤도에 남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우주 개발은 경제 개발보다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게다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고체 발사체의 사거리 제한은 우주 개발에서 큰 걸림돌이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설립 목적은 '항공우주 과학기술 영역의 새로운 탐구, 기술 선도, 개발 및 보급을 통하여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생활의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NASA의 비전인 ‘인류를 위하여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인류의 지식을 넓혀나간다’와 ESA의 비전인 ‘모든 이들을 위하여 우주를 탐사하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하여 인공위성과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것은 21세기 선진국들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이다’와는 참 결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우주 탐사조차도 기술, 개발, 경제발전에 이바지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16기의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개발해서 발사했고, 독자적인 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우주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데 한참 뒤처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우리의 우주 프로젝트는 민간기업들을 육성하고 배려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위성과 발사체 제작에만 집중한 나머지, 우주 과학 연구와 우주 탐사에 대한 투자가 너무 빈약했다. 이제 와서 우주 선진국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것이 차마 내보이기 민망한 수준인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NASA의 달 유인 탐사 임무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에게 위성 기술을 전수받은 UAE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화성 탐사선을 보낸 것과 대비되는 씁쓸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우주 개발은 장기 프로젝트라서 안정적인 정책 및 예산 지원이 필수이다. 우주 개발에 대한 국가의 비전과 장기적인 우주발전 전략,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정책과 예산 집행, 담당기관의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공무원 조직뿐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의 관심과 전문가적 미래 비전이 절실하다. 너무 늦기 전에 우리나라도 '십년마일검' 하는 우주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면 한다.

황정아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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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아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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