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3나노' 첨단공장"… 뛰는 삼성 위에 나는 TSMC

입력
2021.05.17 04:30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보고' 행사에서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경기지사 등 참석자들과 함께 주먹을 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행사에서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평택=왕태석 선임기자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동맹' 구축에 전력을 다하는 가운데, 대만 TSMC가 투자금을 배 이상 늘려 미국에 3나노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SMC가 미국 편에 서서 선물 보따리를 쏟아내자, 아직 미국 투자를 결정짓지 못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확실히 미국 편에 선 TSMC

로이터는 1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애초 100억~120억 달러(11조~13조 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5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계획했지만, 지금은 3나노 공장 설립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3나노 공장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230억~250억 달러(한화 25조~28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TSMC로선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투자금을 배 이상 늘려야 하는 셈이다.

시각물_주요-반도체-기업의-투자계획


TSMC는 지난해 5월 피닉스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만 해도 생산량과 투자 규모가 미미해 미중 분쟁의 불똥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투자라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TSMC의 행보를 볼 때,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올라탈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TSMC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피닉스에 짓기로 한 공장을 기존 1곳에서 6곳 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이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 3배 더 많은 360억 달러(약 40조5,000억 원)를 투입할 것이란 대만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 TSMC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에 3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소식까지 전해진 셈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 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본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후 "애리조나에 넓은 땅을 확보한 만큼 얼마든 추가 확장이 가능하다"며 "3개월 전보다 (TSMC의) 5나노와 3나노 공정을 (이용하겠다는) 고객의 약속이 더 강해졌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TSMC의 최대 고객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의 빅테크 회사다. TSMC로선 미국을 첨단 반도체 생산 기지로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유인이 적지 않다. TSMC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확대는 정해진 수순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깜짝 美 투자 계획 내놓을까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 계획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오는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만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파운드리 시장 최강자인 TSMC가 미국 정부의 요청에 적극 화답하는 듯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로서도 고민이 적잖다. 추격하는 입장이지만, 기술력은 물론 투자 규모에서도 TSMC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반도체 생산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기존보다 38조 원 더 얹어 171조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했지만, 연간 투자 규모로 따지면 TSMC에 못 미친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1위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라, 삼성전자로선 파운드리에만 그룹 역량을 집중하기도 어렵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K반도체 전략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것처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깜짝 투자계획을 내놓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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