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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미 정상회담 때 '백신 스와프 MOU' 체결 추진

입력
2021.05.15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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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AFP

문재인 대통령과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AFP


21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교환하는 이른바 ‘백신 스와프’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된다면 미국에서 남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다량 국내로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은 물론, 원천기술 이전까지 추진하고 있다.

14일 정부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양측이 백신 스와프를 골자로 한 MOU 체결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상반기 화이자·모더나 받은 뒤, 하반기에 되갚는 방식"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가운데 여유분을 올 상반기 중 한국에 먼저 보내주고, 하반기에 우리나라가 도입할 예정이었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물량 가운데 상반기에 받은 만큼을 미국에 되돌려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미 간 백신 스와프를 거론했으나 그때는 미국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해당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상원은 코로나 국면에서 양국의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와 관련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은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국에 백신 지원을 요청했고, 해리스 부통령이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 사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일부 주에서는 지하철역에까지 임시 예방접종소를 만들어 누구에게나 무료로 백신을 접종하는가 하면, 심지어 여행사들은 놀러오는 여행객들에게 백신 접종을 해주겠다는 ‘예방접종 관광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스와프 성사되면 2분기부터 일반인 접종 가능"

반면 한국은 백신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고령층 등 고위험군 등에 대한 접종에만 집중하고 있다. 또 우리가 확보한 백신 대부분이 혈전 이상반응 논란을 빚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어서 접종을 꺼리는 사람마저 생기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화이자 백신은 3,300만 명분(6,600만 회분), 모더나 백신은 2,000만 명분이다. 하지만 실제 도입된 물량은 화이자 백신은 143만여명분, 모더나 백신은 0명 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스와프를 통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상반기 중 다량 들어온다면 일반 국민들도 2분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접종률을 크게 끌어올려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유리해질 수 있다.

"삼성바이오, mRNA 백신 원천기술 이전까지 추진"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도 추진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설비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 전체보다 우선은 핵심 원료를 들여와 최종 포장하는 공정을 진행하되, 궁극적으로는 원천기술 이전까지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선보인 mRNA 방식 백신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등장한 신기술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mRNA 백신에 대한 원천기술 이전이 성사된다면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력 발전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얘기에 대해 정부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논의를 거쳐 확정되어야 할 사안으로 간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백신 스와프 추진에 대해 질병청 등은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설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도 "비밀 유지가 중요한 사안"이라며 함구했다. 하지만 앞서 화이자 백신 위탁 생산설이 나왔을 땐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추후 확인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임소형 기자
신은별 기자
김표향 기자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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