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죽이던 日 중학생, 커선 일가족 살인범 됐다

입력
2021.05.16 15:00
일본 사회, 엽기 소년범 충격

2019년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체포된 오카니와 요시유키의 과거에 대한 슈칸분슌 기사. 도쿄=최진주 특파원

2019년 9월 23일 새벽 일본 이바라키현 사카이마치의 한 주택에서 부부가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채 잔혹한 모습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1층에 따로 있던 첫째 딸(21)은 무사했지만 아들(13)도 팔에 중상을 입었고 둘째 딸(13)은 경상을 입었다. 금품을 노린 흔적은 없었다.

이 충격적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난 7일 사이타마현 미사토시에 거주하는 오카니와 요시유키(岡庭由征ㆍ26)가 체포됐다. 피해자 일가와 접점은 없었지만 압수한 스마트폰과 PC에서 사건 전에 현장 주위를 구글 스트리트뷰 등으로 조사한 흔적과 직접 촬영한 동영상 등이 발견됐다. 현장의 발자국과 일치하는 장화도 확인됐다.

슈칸분슌(週刊文春) 최신호가 취재한 그의 과거는 충격적이다. 이미 중학교 때 고양이를 학대했던 그는 방화와 살인미수를 거쳐 일가족 살인에 이르렀다. 한때 조부가 이 지역 고액납세자 순위에 올랐을 정도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중학생 때부터 동물을 상대로 잔인성을 보였다고 한다. 시작은 ‘매미 죽이기’였다. 대상은 곤충, 개구리, 참새 등으로 한 단계 올라갔다. 학교엔 그가 고양이를 걷어차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컴퓨터로는 성인 동영상과 동물이나 사람이 살해되는 잔혹한 영상을 보는 것을 즐겼다. 아버지에게는 미성년자가 구입할 수 없는 칼을 사달라고 졸라 다양한 칼을 수집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고2 때인 2011년 11월 1일 벌어졌다. 오카니와가 가방에서 꺼낸 커다란 잼 용기 속에 고양이의 절단된 머리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교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동급생들은 오카니와에 대해 “전에도 고양이 사체 사진을 자주 보여 줬다” “칼을 숨겨오고 ‘언젠가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학교는 자퇴를 권했다. 당시 교사는 모친에게 “한 마리가 아니라 더 많은 고양이를 죽이고 있는 것 같다. 다음에는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닐까”라고 우려했다.

오카니와 요시유키가 2011년 중학생 살인미수 사건을 저질렀을 때의 요미우리신문 보도. 기사 제목은 "동물을 죽였다, 다음은 인간"이다. 인터넷 캡처

예감은 적중했다.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았던 11월 18일. 오카니와는 길을 걷던 중3 여학생의 턱 근처를 뒤에서 흉기로 찔렀다. 조치가 30분만 늦었어도 숨졌을 뻔했다. 2주 뒤인 12월 1일에도 8세 소녀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히고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집에선 서바이벌 나이프를 포함, 71개의 칼이 나왔다. 인근에서 차량이나 헛간 등을 태우는 방화 사건도 6건이나 일으킨 상태였다. 조사 과정에선 “자유로워지면 또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신감정 결과 '전반적 발달장애'로 판정된 그는 소년범 수용시설인 관동의료소년원으로 보내져 5년을 보냈다. 2018년 만기 출소한 뒤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그룹홈에 들어갔다가 1년 후 귀향했다. 여기서 다음 범행을 준비, 일가족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오카니와는 아직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고양이 대량처분 폐지운동의 모임'이란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가 오카니와 요시유키의 기사를 링크하며 "고양이 학살마를 방치하면 이렇게 된다"고 썼다. 트위터 캡처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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