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경쟁… 초선 vs 중진 '계급장' 떼고 붙는다

입력
2021.05.13 1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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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초선급과 중진 의원 간 정치적 '세대경쟁'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경험과 경륜을 앞세운 중진들에 맞서 초선 및 청년 주자들이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웅에 이어 이준석·김은혜도 출사표예정


그간 당대표 도전 의사를 내비쳤던 초선인 김웅 의원은 13일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며 '당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중진 당권주자들을 겨냥해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며 "제가 얘기하는 변화와 다른 분이 얘기하는 변화는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의원에 이어 초선 김은혜 의원도 14일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윤희숙 등 다른 초선들의 추가 도전 가능성도 있다. 원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미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고, 공식출마선언만 남겨 놓고 있다.

초선 및 청년 주자들이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당 내부 상황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6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합리적 보수와 중도까지 아우르는 확장 정책을 펴왔고, 이는 4·7 재·보궐선거 승리로 확인됐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얼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1일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4선 의원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15.9%)에 이어 이 전 최고위원(13.1%), 5선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7.5%), 김웅 의원(6.1%)이 팽팽한 경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진들과 공개설전으로 존재감 키우는 초선 당권주자들

초선급 당권주자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당의 주요 현안에 대해 중진들과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 존재감을 키우고자 한다. 김웅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선언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향해 "먼지만 쌓인 조화"라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주 전 원내대표가 초선급 당권주자를 겨냥해 "뒷산만 다닌다"고 하자, "팔공산만 다니던 분"이라고 응수했다.

중진급 당권주자들도 이들과의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마포포럼' 강연에서 "누구는 팔공산 얘기를 합니다만, 당의 어려운 위기를 겪고 극복해본 경험이 다른 분과 다른 점"이라면서 재차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4선 홍문표 의원도 "당을 경영하고, 관리했던 경험이 그분들(초선급 당권주자)은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초선급 당권주자들은 이런 약점 보완을 위해 분주하다. 실제 김웅 의원은 지난 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초선 대표'에 대한 지지를 끌어냈고, 13일에는 '청년 창업가'의 상징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면담하는 등 외연을 확장 중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젠더이슈'를 일방적인 관점에서 제기하는 것도 2030세대 일부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초선급 당권주자 '돌풍'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당원 투표 70%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한다. 당심 확보에 취약한 초선급 주자들에게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비중을 50%씩 맞추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당 지도부와 당원 밀접도가 높은 영남권 주자들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룰 변경'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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