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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돌파감염'과의 싸움… "1차 접종 확대가 답"

입력
2021.05.14 00: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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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높은 美·변이 창궐 인도 '돌파감염' 우려
"1차 접종 늘려서 백신 효과 확대해야" 조언도

10일 인도 암리차르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암리차르=AFP 연합뉴스

10일 인도 암리차르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암리차르=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연구하는 글로벌 보건ㆍ의학계의 요즘 화두는 ‘돌파감염’이다. 돌파감염은 2차 접종을 마치고도 재감염되는 사례를 뜻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면서 속속 보고되고 있는데, 아직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여전히 위험한 ‘변수’다. 해법은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많이 ‘1차 접종’을 하라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기준 성인 55%가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은 미국에선 돌파감염 문제가 이미 현실화했다. 이날 CNN방송 보도를 보면 지난달 26일까지 두 차례 접종을 끝낸 9,500만명 가운데 9,24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만명당 1명 꼴이다. 사망자는 132명이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헤더 스코비 박사는 “수동적 감시를 통해 파악한 수치라 실제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변이가 계속 진화하거나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면 백신 효능이 무력화돼 돌파감염이 보편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이가 유발하는 돌파감염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름하는 인도에서도 뚜렷이 확인된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와 접촉이 불가피한 의료진에게서 돌파감염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델리 최대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록 나약 자이 프라카시 나라얀 병원’에선 중환자실 의사 60%가 돌파감염을 경험했고, 인근 ‘포티스 병원’에서도 의료진 113명 중 15명이 2차 접종 완료 2주 후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도 당국은 1만명당 2~4명 꼴로 돌파감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나 의료체계가 붕괴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게 분명하다.

그나마 위안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증이었다는 사실이다. 사망률도 매우 낮았다. 포티스 병원 사례를 연구한 아눕 미스라 박사는 “돌파감염 판정을 받은 의료진 15명 중 1명만 입원했다”며 “백신이 돌파감염에도 효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돌파감염자가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고, 인도 변이가 백신에 내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안심하기엔 이르다. 영국 캠브리지대 임상미생물학 라비 굽타 교수는 “인도 변이 확산을 막지 못하면 우리는 백신을 더 잘 뚫는 강력한 변이들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돌파감염 해법도 백신뿐이란 얘긴데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선 1ㆍ2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게 최선의 대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영국은 1차 접종자를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3~4주 접종 간격을 12주로 확대했다. 미 최대 종합병원 메이오클리닉이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을 맞은 65세 미만 접종자를 추적한 결과, 1차 접종 혜택을 보다 많이 부여하면 10만명당 사망자를 최대 47명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인 피터 잉글리시 박사는 “2차 접종을 가급적 미루는 것이 감염병을 가장 빠르게 통제하는 방법”이라며 “일부 선진국들이 변이에 대비해 하반기에 3차 접종(부스터샷)을 준비 중인데 이 백신을 가난한 나라들이 사용하는 게 지구촌에 훨씬 이롭다”고 조언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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