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미얀마'도 총 들었다… 반군 캠프서 무장투쟁 훈련

군부 상대 시민방위군 활동 위해 준비
소수민족 무장 조직서 사격술 등 배워

2013년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 참가 당시(왼쪽 사진)과 총을 들고 포즈를 취한 최근 타 텟 텟의 모습. AFP 연합뉴스

‘미스 미얀마’ 출신 유명 모델까지 총을 들었다. 쿠데타 군부에 맞설 무장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2013년 태국에서 열린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했던 타 텟 텟(32)이 국경 지역 소수민족 반군 캠프를 찾았다. 텟 텟은 대회 이후 체조 강사로 활동하다 지금은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 인사다.

텟 텟이 자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검은 티셔츠 차림으로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린 건 11일. 쿠데타 100일을 맞아서였다. 그는 사진과 더불어 게시한 글에서 “반격해야 할 때가 왔다. 무기나 펜, 키보드를 잡든 민주주의 운동에 돈을 기부하든 모든 이들은 이 혁명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자기 몫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됐다.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다른 SNS 계정에는 ‘혁명은 저절로 익어 떨어지는 사과가 아니다. 떨어뜨려야 한다’는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의 말을 인용한 뒤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텟 텟은 멈추지 않는 군부의 유혈 진압에 답은 무장 투쟁밖에 없다고 판단, 군사 훈련을 받으러 소수민족 무장 조직이 통제 중인 국경 지역을 찾는 미얀마 전역의 많은 시민들 중 하나다. 소수민족 반군은 이들에게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약 한 달간 사격술과 전쟁터에서의 긴급 치료법 등을 가르친다고 한다. 훈련을 마친 이들은 고향 등으로 돌아가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가 이달 초 창설을 발표한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의 일원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