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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64%인 산림이 가장 효율적인 탄소 흡수원... '늙은 숲' 개량해야"

입력
2021.05.12 15: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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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포럼] 신원섭 전 산림청장 강연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란 주제로 한국포럼이 12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가운데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가 '숲이 지구를 살린다'란 소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란 주제로 한국포럼이 12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가운데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가 '숲이 지구를 살린다'란 소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토의 63.7%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령화된 숲을 개량하고 탄소 흡수율이 높은 수종을 중심으로 '숲의 다양성'도 추구해,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12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한국포럼에 참석한 전 산림청장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는 "기후위기는 이제 눈앞의 현실"이라며 "세계 11위권 탄소배출 국가이면서 동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4번째로 산림 면적이 많은 '산림국가'인 우리나라는 산림을 적극적으로 가꾸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3,000만 톤으로, 이 중 95%가 화석연료와 산업공정, 에너지 소비에서 나왔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현재 배출량을 2050년까지 3억9,400만 톤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치를 세웠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산림이다. 신 교수는 "산림을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가 다른 배출 규제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림은 연간 4,560만 톤, 즉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6.3%밖에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산림의 여건. 숲의 노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사유림 비중이 높고, 목재 자급률이 낮아 탄소흡수율이 높은 숲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신원섭 교수 제공

우리나라 산림의 여건. 숲의 노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사유림 비중이 높고, 목재 자급률이 낮아 탄소흡수율이 높은 숲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신원섭 교수 제공

더 큰 문제는 숲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50년 넘은 숲이 2020년 10.2%에서 2030년 33%, 2050년이면 72%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교수는 "보통 20~30년 된 나무가 가장 활발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령이 50년 이상 되면 흡수량이 점점 떨어진다"며 "현재 상태로라면 2050년엔 온실가스 흡수량이 3분의 1 토막 난 1,400만 톤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숲의 대다수가 사유림이라는 것도 숲의 탄소 흡수율을 높이는 장애물이다. 도로 등 인프라 부족 문제, 낮은 목재 자급률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에 신 교수는 국내 숲의 36.7%를 차지하고 있는 목재 생산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임지를 새로운 수종으로 바꾸기보다는 보존할 곳은 보존하고, 목재를 생산하는 곳은 탄소 흡수율이 높은 수종을 심는 방식으로 '숲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한국전쟁 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자연복원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발판 삼아 산림의 탄소 흡수력을 유지해, 탄소배출량 감소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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