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 코로나 치료에 도움 안 돼"…인도 엽기 방역에 전문가 경고

입력
2021.05.11 15:30
수정
2021.05.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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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외시하는 힌두교도, 배설물 만병통치약 여겨
"몸에 바르고 섭취하다 다른 질병까지 옮을 수도"

9일 인도 아흐메다바드 소 보호소에서 한 인도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력을 높이고자 소똥을 몸에 바른 채 소를 만지고 있다. 아흐메다바드=로이터 연합뉴스

9일 인도 아흐메다바드 소 보호소에서 한 인도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력을 높이고자 소똥을 몸에 바른 채 소를 만지고 있다. 아흐메다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겪고 있는 인도에서 소의 오줌과 똥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황당한 민간 요법이 유행하면서 전문가들이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악화하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까지 성행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의 똥과 오줌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인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며 "오히려 (소의 배설물을 치료제로 쓰는 행위로) 다른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JA 자얄랄 인도 의학협회 회장의 말을 전했다.

힌두교에서 소는 생명과 경외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소의 배설물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치료와 소독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 코로나19가 퍼진 최근에는 소의 배설물을 몸에 바르거나 섭취하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이날 로이터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일부 힌두교도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소 보호소를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 온몸에 소똥을 바른다. 한 제약사 관계자조차 "의사들도 이 치료법이 면역력을 향상시켜 준다고 믿어 두려움 없이 환자를 돌볼 수 있게 된다는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소 보호소를 찾은 이들은 몸에 묻은 소똥과 소오줌 혼합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소를 껴안거나 절을 하고, 에너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요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우유나 버터밀크로 몸에 말라붙은 똥을 씻어낸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대안 치료법에 기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미 포브스는 최근 90일 동안 인도 구글 트렌드에서 전통의학(아유르베다) 의약품 '코로닐'의 검색량이 급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코로닐은 요가 지도자(구루) 바바 람데브가 설립한 판탄잘리가 내놓은 제품으로 인도에서 코로나19 보조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코로닐은 미국과 영국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어떤 규제 기관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질병이나 건강 상태를 진단·치료·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단 채 판매되고 있다.

포브스는 "인도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병상과 약품이 부족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도의 아유르베다 산업은 50~90%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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