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반대 3인'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까지 제동?

입력
2021.05.10 20:40
구독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질의할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질의할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 시선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 강행 의지를 문 대통령이 드러낸 데 대해 '인사 독주'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표결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여야 간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특별연설을 앞두고 야당은 자신들이 반대한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문 대통령 입장에 주목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야당이 후보자가 부적합하다고 했지만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야당 탓을 하자, 곧장 반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인사청문회 결과나 야당의 의견과는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청와대 검증시스템에서 걸러내지 못한 문제를 성찰하고, 지명철회 입장을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고 가세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특별연설 이후 예정돼 있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반대를 선언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 말씀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형식적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을 설득해보겠다"고 나섰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한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 철회를 거둘 가능성은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청이 인사를 밀어붙여도 야당이 물리적으로 막을 수단은 없다"면서 "다만 야당과의 협치가 물 건너가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분간 당청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대여 투쟁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사 문제가 길어질 경우,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국민의힘이 연동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3인 중 일부에 대한 임명 철회가 이뤄질 경우, 김부겸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등에 대해서는 대화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 후보자 3명을 모두 임명한다면, 야당 입장에선 강경 대응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서 "민주당도 극한의 대치 상황을 바라지 않는 만큼 청와대에 다른 목소리를 많이 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