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나흘 연속 40만명 확진… 실명 이르는 곰팡이균 감염도 비상

입력
2021.05.09 21:06
수정
2021.05.0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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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도 프리야그라지 화장장에서 코로나19 희생자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8일 인도 프리야그라지 화장장에서 코로나19 희생자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코로나 지옥’ 인도의 일일 감염자 수가 나흘 연속 40만명을 넘어섰다. 주요 지방 정부가 봉쇄를 확대했지만 폭증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명뿐 아니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곰팡이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인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인도 내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24시간동안 40만3,7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2,230만명, 사망자는 24만2,362명으로 늘었다. 인도 일일 확진자 수는 이달 1일 세계 최초로 40만명을 돌파한 뒤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졌지만,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다.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지만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전국적인 봉쇄를 주저하고 있다. 때문에 지방 정부는 자체적으로 문을 걸어 잠그면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봉쇄에 들어간 수도 뉴델리는 관련 조치를 일주일 더 연장했고, 남부 타밀나두주(州)는 24일까지 전면 봉쇄에 돌입하기로 했다. 서부 라자스탄주, 남부 케랄라주, 북부 비하르주 등도 일시 봉쇄령 발동 지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인도 내에서는 털곰팡이증(mucormycosisㆍ모균증)에 감염돼 실명하거나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특히 심각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이미 8명의 환자가 곰팡이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했고 200여명이 치료 중이다. 뉴델리, 푸네 등 주요 도시에서도 이 같은 환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게 영국 BBC방송과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털곰팡이는 흙이나 썩은 과일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사람이 이에 감염되는 사례는 희귀 감염으로 분류된다. 감염될 경우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치사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질병은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가끔 발견된다. 그러나 최근 인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이 잇따라 털곰팡이에 감염되고 있다. 현지 의학계는 감염병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염증 방지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가 감염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테로이드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감염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털곰팡이증을 앓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정맥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도 내 환자 대부분이 감염이 진행된 이후 뒤늦게 병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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