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미국 따라잡는다… 백신 접종 속도 내는 유럽

입력
2021.05.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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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로 공급 루트 정리하며 '숨통'
큐어백 제품 승인되면 더 빨라질 듯

에마뉘엘 마크롱(뒤편 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9일 파리 서쪽 생레미쉬르아브에 있는 자국 제약사 델팜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공장은 독일에서 생산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병에 옮겨 담아 포장한 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유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생레미쉬르아브=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뒤편 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9일 파리 서쪽 생레미쉬르아브에 있는 자국 제약사 델팜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공장은 독일에서 생산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병에 옮겨 담아 포장한 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유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생레미쉬르아브=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급 루트 정리로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다. 7월까지 미국을 따라잡는 게 목표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들어 EU 회원국들의 하루 평균 백신 접종 횟수가 지난달에 비해 크게 늘었다. 프랑스가 60% 늘었고, 이탈리아의 경우 90%, 독일은 145% 급증했다. 저연령층으로까지 접종 예약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EU의 백신 접종 속도는 미국과 비교해 7주나 뒤진 수준이라는 게 WP의 지적이다. EU 전체 인구 중 한 번 이상 백신을 접종한 이의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미국은 45%, 영국은 52%다. 한참 못 미친다.

불신도 요인이었지만 핵심 배경은 ‘백신 가뭄’이었다. 주요 백신 공급원으로 거론돼 오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설상가상으로 자국 공급을 우선한 생산국의 금지 탓에 미국ㆍ영국에서 생산되는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수출이 막히며 피해가 커졌다. 여기에 백신 계약 혼선까지 포개졌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선호하는 독일ㆍ프랑스 등 선진국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원하는 기타 회원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다.

돌파구는 화이자가 주력 공급선으로 정해지며 마련됐다. EU 역내 백신 생산이 확대되자 공급이 원활해졌다. 2분기에 2억5,000만회분의 화이자 백신이 EU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 분기보다 4배 많은 수치다. 이탈리아의 경우 4월에만 1분기 전체 공급량(870만회분)의 80% 수준인 690만회분을 공급받았다.

전망도 밝다. EU는 희귀 혈전 문제로 보류됐던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의 공급이 재개된 데다 출시가 임박한 독일 제약사 큐어백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ㆍ전령RNA) 백신까지 승인될 경우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7월쯤 역내 접종률이 미국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EU는 보고 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이 적어도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U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역내 백신 생산 능력 정보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복잡한 과정 전체를 관할하고 있다”며 “7월까지는 백신 수요의 7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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