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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지재권 면제 美 제안에 獨 "반대"… 푸틴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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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증산을 위해 특허권 보호를 잠시 미루자는 미국의 제안에 우방국인 독일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반면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찬성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자는 목표를 지지하지만 특허권은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백신 생산의 한계 요인은 생산 능력과 고품질 기준이지 지식재산권이 아니다”라며 “지재권 보호가 혁신의 원천인 만큼 앞으로도 그렇게 남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미 백신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다른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 유인을 줄일 수 있는 지재권 공유보다 백신 완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균등하게 분배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실제 독일은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ㆍ배분 프로젝트 코백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독일의 제동 시도는 자국 제약사의 이해(利害)가 십분 반영된 결과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가 독일 기업이다. 큐어백은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 이어 세 번째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ㆍ전령RNA) 방식의 백신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현재 막바지 준비 중이다. 독일 국방장관을 지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미 제안을 토론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 우선 순위는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자국 제약사의 성패는 각국 입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백신 개발에 실패한 다른 서방 나라들은 독일과 달리 지재권 유예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증이다. 이 문제는 7, 8일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서방의 알력은 러시아에 기회다.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 유입ㆍ확산 방지 대책본부장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와의 화상 면담에서 “지재권 면제 구상을 지지한다”며 이 문제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최대한의 이익뿐 아니라 사람들의 안전 확보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백신 생산 기술을 다른 나라에 나눠주는 유일한 나라가 러시아라며 “러시아 백신은 (러시아산) 칼리시니코프 자동소총처럼 단순하고 성능을 신뢰할 수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백신 지재권 면제는 제약사가 특허권 행사를 잠시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복제약 생산을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으로, 빈국들이 겪고 있는 코로나 백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전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을 위해 코로나 백신의 지재권 보호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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