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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G, 삼성 지배구조 개선 위한 보고서"... 이재용 재판 증언

입력
2021.05.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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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작성한?前 삼성증권 팀장 법정 출석?
검찰 "지배구조 개선 왜 검토했나" 질문엔
"총수 일가 지분율 하락도 고려했다" 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25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25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수립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프로젝트-G’에 대해 관련 문건 작성에 관여한 전직 삼성증권 팀장이 법정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 정리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순환출자 해소 등 대외적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립된 계획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그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도 함께 고민했다는 취지의 애매한 답변도 내놓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 박정제)는 6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 10명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2004~2018년 삼성증권 팀장으로 일하며 프로젝트-G 문건 작성 등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모씨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 위주로 진행됐다.

지배를 뜻하는 영어 단어 ‘Governance’에서 명칭을 딴 프로젝트-G는 2012년 10~12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삼성증권을 지휘해 수립한 그룹 내부 승계 계획안이다. 이 부회장과 미전실이 프로젝트-G를 통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가치를 고평가해 상장시키고, 삼성물산 가치를 저평가해 합병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분식회계가 이뤄졌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론이었다.

프로젝트-G 문건 성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한씨는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전체적인 아이디어들을 모아 정리한 보고서”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당시 (순환출자 해소 등) 여러 규제 이슈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자체적으로 생각한 방안과 시장에서 얘기되는 방안 등을 종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씨는 이와 함께,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도 함께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G 문건에 명시된 ‘그룹 지배구조’ 부분에 대해 “(총수 일가의) 지분 승계와 같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증여세를 고려하면, 대주주의 보유 지분을 팔아 과세 금액을 마련하게 되고, (그러면 총수 일가의) 그룹 전체 지분율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씨는 프로젝트-G 문건대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무리한 계열사 상장ㆍ합병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검찰이 “제일모직 경영진이 패션 부문을 에버랜드에 매각하는 것에 반대했는데도 매각이 추진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실제 경영진이 어떤 의사결정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문건의 시나리오가 실제 실행됐는지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한씨는 대부분 “경영진 결정에 대해선 알기 어렵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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