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찰의 백신접종 4월로 당겨졌나"...20여년 현장 누빈 경찰관의 호소

입력
2021.05.06 11:45
수정
2021.05.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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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접종 애초 6월 계획…왜 AZ 백신이 많나"
"백신 접종 자율이라더니 경찰청장이 강요해"

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광진경찰서 경찰관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광진경찰서 경찰관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중환자실로 실려 가는 경찰관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찰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일정이 갑자기 당겨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은 6월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알았지만, AZ 백신 논란 이후 4월로 앞당겨졌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20년 넘게 현장을 누빈 한 현직 경찰관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찰들은) 현재 접종하는 백신 종류가 다른 백신보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조금 더 큰 AZ 백신을 접종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부적으로 저희가 빠르면 6월쯤 접종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4월부터 접종을 시작했다"며 "국민이 AZ 백신 부작용이 많다고 거부하니 경찰이나 소방, 군인들을 상대로 접종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경찰관은 '일정을 왜 앞당겼는지 경찰에서 설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설명은 못 들어본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해 사실로 단정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맞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백신 부작용 발생 시 지원 대책 마련을"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민권익 증진과 청렴사회 구현을 위한 국민권익위원회-경찰청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1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민권익 증진과 청렴사회 구현을 위한 국민권익위원회-경찰청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1

이 경찰관은 경찰 내부에서 백신 접종을 강요·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하면서 자율적으로 맞으라는 공문이 내려왔었다"면서 "그런데 화상회의를 통해 경찰청장께서 일부 지방청들의 접종 예약률이 낮다고 언급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장님이 그렇게 말하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당연히 압박, 암묵적 강요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일선 직원들한테 그게 다시 내려오는 형식이 돼 자율이 아닌 강요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경찰청장을 향해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지원 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부작용 여부가 정확히 판명 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백신에 대한 부작용, 건강 악화의 경우 관리를 어떻게 할지, 어떤 대책을 세울지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며 "백신 부작용이 판명되지 않으면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지원이 안 된다면 12만7,000명의 경찰이 동료를 위해 모금이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이 경찰관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을 소화제 부작용으로 비유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선 "한 가족의 자식이고 부모이고 가장인 사람들의 건강이 많이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받는 상황"이라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경찰관뿐 아니라 국민도 마음의 상처를 더 받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건강이 악화하는 일이 생겼을까 반대로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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