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맥주에 걸그룹 초청까지…전 세계 백신 인센티브 백태

입력
2021.05.04 17:30
美 뉴저지주 백신 맞으면 지역 양조장 맥주 제공
메릴랜드주, 백신 접종 공무원에 100달러 지급
中 상하이 홍커우, 걸그룹 SNH48 초청 이벤트도
NYT "복권 당첨 같았던 백신 접종, 재고 정리 돼"

미국 코네티컷 주정부가 19일부터 백신 접종자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는 공고를 주정부 관광청 홈페이지에 띄웠다. 코네티컷주 관광청 홈페이지 캡처

세계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으면서 무료 상품과 현금 지급 등 다양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이상반응 염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집단면역 회의론'을 언급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한때 복권 당첨과도 같았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재고 정리 세일 양상을 띠면서 각 주(州)·시 정부가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정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는 2일 백신을 맞은 21세 이상 성인에게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백신 접종 독려책을 발표했다.

NYT에 따르면 전날 뉴저지주는 5월 중 백신 1차 접종을 하는 21세 이상 성인에게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주사와 맥주(shot and a beer)' 정책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 확인증이 있으면 양조장 13곳에서 공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백신 접종 확인증으로 지정된 레스토랑에서 음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한 코네티컷주와 비슷한 백신 접종 독려 프로그램이다.

같은 날 메릴랜드주는 백신을 맞은 주 공무원들에게 100달러씩 주기로 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는 주민을 백신 접종소로 태워다 주는 누구에게나 50달러 상당의 선불 카드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3일 시작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청년층을 겨냥해 백신을 접종한 16~35세 주민에게 100달러 예금 증서를 지급한다.

"백신 맞으면 걸그룹이 기념 도장 찍어드립니다"

중국 아이돌 그룹 SNH48의 백신 접종 이벤트 홍보 포스터. 홍커우구 웨이보 캡처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에서는 백신 접종자에게 달걀·쇼핑 쿠폰·식료품 상품권 등이 제공됐다.

중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 아이돌 그룹까지 동원됐다.

상하이 홍커우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4, 5일 걸그룹 SNH48이 참여하는 백신 접종 이벤트를 연다고 밝혔다.

이 기간 홍커우구에 있는 SNH48 전용 극장 앞 이동 접종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사람에게 그룹 멤버인 페이신위안, 리자언 등이 직접 기념 도장을 찍어 주는 행사다.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일 백신 접종 예약은 꽉 찼다.

또 러시아에서는 아이스크림, 이스라엘에서는 탄산음료·맥주·빵 등을 백신 접종 유인책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 같은 백신 독려 정책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메건 라니 미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인간은 채찍보다 당근에 더 잘 반응하곤 한다"며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확대를 위해서는 의무감을 지우는 표현은 피하는 캠페인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서 캐플란 뉴욕대 랭곤의료센터 의료윤리국장은 "100달러 상당의 인센티브로 해결하기에는 백신에 대한 저항감과 망설임이 너무 깊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인센티브가 동원되고 있는 가운데 NYT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꾸준한 백신 접종 거부감으로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변이 바이러스가 주종 바이러스로 자리잡음으로써 코로나19 확산 초기 집단면역 기준으로 제시됐던 인구의 60~70%에서 기준선을 80%로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인구가 약 30%에 이른다. 마크 립시치 미 하버드대 감염의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인구의 90%까지 예방 접종 범위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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