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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산소 좀…' 의료붕괴 인도 뉴델리 "軍, 병원 맡아달라"

입력
2021.05.04 09:10
수정
2021.05.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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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병원 운영하면 산소 공급 속도 높일 수 있단 판단
현재 산소 운송의 주축이 군이기 때문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인도 시민들이 3일 뭄바이의 병원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뭄바이=AP 연합뉴스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인도 시민들이 3일 뭄바이의 병원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뭄바이=AP 연합뉴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연일 악화되자 수도 델리가 군에게 병원 운영을 부탁했다. 군이 병원을 도맡는다면 더 빨리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BBC방송은 3일(현지시간) 델리 정부가 군에게 코로나19 전담병원과 중환자실을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 부총리는 이날 “상당한 자원을 가진 군이 치료시설을 도맡는다면 델리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델리 정부는 군이 병원을 운영하면 환자에게 더 신속하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인도의 의료용 산소 부족 현상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산소 공급이 끊어져 환자 수십명이 숨졌고, 2일 카르나타카주(州)의 한 병원에서도 산소가 떨어져 10∼14명이 사망했다. 이날 시소디아 부총리는 “델리는 어제 할당량보다 적은 산소를 공급받았다”며 “병상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산소 운송의 주축은 군이다. 인도의 산소 생산 업체는 델리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동부 지역에 있다. 비행기로는 운반할 수 없고, 기차 등 육로 운송 인프라는 미비하다. 군에 의존하지 않으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정부는 군이 비축한 산소도 각 지역의 민간 병원으로 운반하라고 지시했고, 은퇴한 군의관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고 있다. 델리 정부는 군이 감염병 극복을 위한 자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감염병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지만 인도 정부는 백신 승인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인도는 12일 동안 하루 확진자 수 30만명대를 유지하는 중이고, 1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기도 했다. 인도 안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부족하다. 그런데 인도 정부는 백신 긴급 사용 절차를 마련하고도 자국 내 소규모 임상시험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화이자가 3일 인도 정부에 안전성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사용 승인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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