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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조직 안정·검찰개혁 완수'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5.04 04:30
수정
2021.05.04 15: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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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號 검찰'의 향후 과제는>
빈틈 많은 새 형사사법체계 수정·재조정
정권 겨눈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도 숙제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오수(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오수(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3일 지명된 김오수(58) 전 법무부 차관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검찰 조직 안정’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동력을 상실해 버린 ‘검찰개혁’의 완수도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전임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 정권과의 극한 대립 끝에 사퇴한 만큼, 검찰 조직이 처한 총체적 난국을 돌파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얘기다.

현재 검찰 조직은 대외적으론 정부와 불협화음을 빚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사분오열돼 있는 상황이다. 2019년 7월 윤 전 총장 취임 직후 시작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수사’를 계기로 청와대ㆍ여권과 검찰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말,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했을 땐 사실상 검찰 조직 전체가 반기를 들기까지 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들은 결국 공무원이라 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는데도, 정부가 검찰을 ‘개혁 반대’ 세력으로 몰아붙이다 보니 결국 갈등만 계속 커져 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내부는 극심한 분열 양상을 띠게 됐다. 정권의 ‘코드’에 충실한 ‘친(親)정부 성향’ 검사들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이에 대한 일선 검사들 반발이 커지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게 된 것이다. 애초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언유착 의혹’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등 사건과 관련,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 방향을 고집해 후배 검사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게 대표적이다. 심지어 대검 간부진마저 ‘윤석열 라인’과 ‘반윤(反尹) 라인’으로 갈리게 됐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김 후보자는 검찰 내부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을 지우고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법무부 차관 재직 시절 그가 ‘차관은 검사 아닌 것 알지’라는 발언을 하는 등 검찰과 선을 그었던 터라, 검찰 조직을 잘 추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과제로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성공적인 안착이 꼽힌다. 문제는 이를 위해선 ‘수정’과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대다수 전ㆍ현직 검찰 관계자는 “새 형사사법체계는 ‘빈틈 투성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은다. 검찰과 법무부 간 관계가 최악이었던 탓인지, 새 시스템의 실무적 문제점 지적까지도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로 치부하는 바람에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다는 뜻이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일부 조항들은 아예 이전으로 되돌려야만 할 정도로 문제가 많다”며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을 잘 이해하는 김 후보자가 검찰 입장을 반영해서 제대로 된 시스템이 되도록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확보를 위한 역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등 여권과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 수사와 관련, 수사팀이 외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채 ‘사건 자체’만 보고 갈 수 있는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는 의미다. 김 후보자가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할 사건으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이 꼽힌다.

다만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까지 김 후보자의 행보는 이성윤 검사장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며 “향후 주요 사건 처리 방향을 보면서 김 후보자의 의중을 가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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