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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의 '부동산 구상'은? 종부세 미세 조정·LTV는 90%까지

입력
2021.05.03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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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완화'도 언급했지만 미지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민심을 달래는 것이다. 송 대표는 대표 경선 과정에서 ‘세금 중과와 대출 규제→투기 수요 억제→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유지하되,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덜고,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대폭 확대하는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종부세 9억→12억 완화는 ‘부정적’… “공제 확대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당내 이견이 큰 종부세 완화에 대해 송 대표는 신중한 입장이다. 종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수도권 의원들은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시가 60~70%)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 대표는 “일반 국민 정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부과 기준을 높이면 실거래가 13억~18억 원 안팎의 아파트가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게 되는데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는 취지다.

송 대표는 고령자ㆍ장기보유자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미세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종부세 납부 대상인 1주택자가 60세 이상이면 20~40%, 보유 기간이 5년 이상이면 20~50% 세액공제를 해준다. 가령 70세 이상으로, 집을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80%(고령자 40%+장기보유 40%)의 공제율을 적용 받는다. 종부세 산출세액이 100만원이면 20만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송 대표는 2일 JTBC 인터뷰에서 “(장기보유 공제에서) 3~5년 구간을 신설하고 비율을 좀 조정해 1주택자 공제 한도를 늘려주면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宋 “징벌적 양도세, 문제 있다”… 실제 완화는 ‘글쎄’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뉴스1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뉴스1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는 유연한 편이다. 송 대표는 지난달 MBN 인터뷰에서 “양도세도 올리고 보유세도 올리니 오도가도 못해 출구가 없어진 부분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대 6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고, 다음 달부턴 세율이 75%까지 올라간다. 송 대표의 발언은 이런 ‘징벌적’ 중과로 다주택자가 집을 팔기보다 증여 혹은 버티기에 나서며 매물이 감소해 집값이 상승하는 부작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송 대표는 지난달 2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풀어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고 양도세 완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양도세 완화는 불로소득 환수·투기수요 억제라는 현 정부의 부동산 핵심 기조를 뒤엎는 것이라 지금 당장 건드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생애 첫 주택 LTV 90% 완화 공약, 가능할까?

지난달 30일부터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부터 연 소득 8,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 차주(돈 빌린 사람)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 규제를 받는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부터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부터 연 소득 8,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 차주(돈 빌린 사람)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 규제를 받는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송 대표의 공약인 ‘LTV 90% 완화’ 카드 또한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당ㆍ정은 서울을 비롯한 투기 지역이라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 한해 LTV 10%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경우 대출 한도를 집값의 40%에서 50%까지 올라간다. 송 대표는 LTV를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6,000만 원만 있으면 6억 원 집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에게 평생 전세방, 월셋방에 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대출 규제 완화가 시장에 ‘빚 내서 집사라’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시도 중단 등을 촉구하며 ‘주거 부동산 정책 후퇴 더불어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시도 중단 등을 촉구하며 ‘주거 부동산 정책 후퇴 더불어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 대표는 4일 당내 부동산 특별위원회의 보고를 받는다. 봉하마을과 5ㆍ18 묘역을 참배 일정을 6일로 미루고, 부동산ㆍ백신 정책부터 들여다 보겠다는 취지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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