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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방역회의 날, 오명돈 "집단면역 되면 해외여행? 그럴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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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실성 떨어지는 장밋빛 전망을 주입하지 말라는 일침이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 '제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가 열린 날이었다. 이에 정부는 "집단면역이란 대규모 예방접종을 통해 코로나19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위원장은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예방접종률이 70%에 도달하면 집단면역이 달성된다'고 말하지만, 접종률 70%에 도달한다고 바이러스가 곧 사라지고 해외여행이 가능해지고 거리두기를 종료하는 그런 일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이란 구성원 상당수가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갖게 돼 집단 전체가 면역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을 말한다. 오 위원장은 "집단면역의 핵심은 발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2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현재 코로나19 백신 중 2차 감염예방 효과가 95% 이상인 백신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집단면역을 달성한다 해도 섣불리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고, 고위험군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것과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것은 학술적으로 전혀 다른,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러스 근절이 어려운 이유로 △우리 면역이 시간에 따라 약해지고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백신으로 2차 감염 차단이 어렵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야 하고 △바이러스가 옮겨다니는 자연계 숙주가 존재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오 위원장은 "네이처가 전 세계 23개국 과학자 119명에게 코로나19 토착 가능성을 묻자 89%가 '그렇다'고 답했고, 근절 가능성에는 39%만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
오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별도의 참고자료를 내고 "집단면역 달성이 어렵다는 얘기가 아니라 집단면역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근절은 어렵다는 의미"라며 "집단면역이 달성되었다고 해서 곧 질병이 퇴치 단계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은 공중보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 원을 기부하는 데 대해 "대한민국의 중앙감염병 병원이 온전히 국가의 책임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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