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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야당 원내대표인데?'... '투쟁' 대신 '민생' 내건 김기현

입력
2021.05.03 2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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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민생'을 기치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김기현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정치 투쟁 멈추고 민생 투쟁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다. 부동산과 코로나19 백신 등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를 타격해 '대안 정당'으로 뜨겠다는 의도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정치 투쟁과 권력 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 투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 적용 입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농성 중인 같은 당 최승재 의원을 만나 "이 정부가 민생을 파탄으로 밀어 넣어 놓고, 민생 문제가 나오면 자꾸 뒤로 숨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구성하고, 백신 국회 사절단을 꾸려 미국으로 보내자고 제안했다. 정부·여당의 무능을 말로 비판하기보다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대선을 앞둔 제1 야당 원내사령탑이 '투쟁'과 '반대'가 아닌 '민생'과 '대안'부터 들고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판사 출신인 김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투사보다는 협상가에 가깝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싸울 땐 싸우고, 협치할 땐 협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은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울수록 손해를 보는 건 우리 쪽"이라고 말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대책 없는 야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책통'인 추경호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로 발탁한 것 역시 정책으로 말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은 추 원내수석을 중심으로 당내 코로나19 대책 특위와 외교·안보 특위 활동을 재점검하고, 부동산·백신·일자리 관련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가 싸울 수밖에 없는 소재인 '원구성 협상'도 후순위로 미뤄놨다. 그는 "장물은 돌려줘야 한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돌릴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3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서도 각을 세우는 대신 "부동산 문제를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 같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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