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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한국 대통령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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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경제효과(trickle-down economics)는 결코 작동한 적이 없다. 이제는 경제를 바닥에서 위로, 중심에서 바깥으로 성장시켜야 할 때다.” “기업과 가장 부유한 1% 미국인이 그들의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지난달 28일 의회 상ㆍ하원 합동연설)
‘만약 한국의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면 빨갱이 소리를 듣지 않을까.’ 자본주의 천국 미국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1시간 가까이 부자증세, 노동 존중, 최저임금 인상 같은 진보 의제를 쏟아내자 들었던 생각이다.
지난해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초반만 해도 바이든은 가장 오른쪽이란 평가를 받았다.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 재임 경력에 ‘올드한 온건 중도 워싱턴 이너서클’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취임 100일을 넘긴 시점에 그가 실천하고 제시한 정책과 목표는 진보를 넘어 급진적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모든 미국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두 배나 인상하려다 좌절되자 우선 연방정부 계약직 노동자 최저임금을 시간당 10.95달러에서 15달러로 올리는 행정명령 발동이 대표적이다.
법인세와 고소득자 세율 인상으로 재원을 마련, 4조 달러(4,500조 원) 규모의 교육ㆍ사회적 돌봄ㆍ일자리 예산으로 쓰겠다는 구상도 그렇다. 사회 불평등을 장기적으로 해소하겠다는 ‘큰 정부’ 확장재정 방안이다. 온실가스 감축 같은 진보적 환경 의제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직은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이고, 지지율 역시 50%대 초반에 불과하다. 공화당의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그의 구상이 언제든 벽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한국과 언론ㆍ기업 환경이나 정치ㆍ사회 분위기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바이든식 ‘요란 떨지 않고 행동으로 진보 실천하기’는 그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기업과 부자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중산층은 재건하고, 극빈층은 나라가 보호하겠다는 담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좌측 깜빡이’는 켰지만 후진을 거듭하거나, 무턱대고 ‘우향우’만 하자고 하는 한국 정치인들이 바이든식 국정 운영을 제대로 살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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