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찔끔찔끔'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5월엔 신규 1차 접종 어렵다"

입력
2021.04.30 18:30

화이자 백신이 매주 한 차례씩 찔끔찔끔 도입되면서 4월부터 본격화된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예방접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1, 2차 접종자가 한 번에 몰릴 경우 접종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기존 예약을 제외한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4월 300만 명 접종' 목표 달성을 무리하게 밀어부치다 미처 백신 수급에 신경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2차 접종을 안정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신규 1차 접종을 5월 중하순 이후로 미뤘다"며 "화이자 백신의 접종간격이 3주인 것을 감안해 5월 초에는 1차 접종자들에 대한 2차 접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 75세 이상' 34.9% 1차 접종 완료

2분기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는 만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등 총 366만여 명이다. 이 중 295만여 명이 접종에 동의했다. 이날 0시 기준 만 75세 이상은 34.9%가 1차 접종을, 이 중 3.1%는 2차 접종까지 마무리했다. 노인시설 입소·종사자도 80.2%가 1차, 17.3%가 2차까지 완료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25~15도에서 냉동보관해야 하는 특성상 예방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가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접종센터를 지난달 말 22개에서 지난 29일 기준 257개로, 한 달 사이 10배나 늘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히는 위탁의료기관도 급히 늘려 지난 29일 누적 1차 접종자 300만 명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5월 셋째 주로 밀려난 신규 1차 접종

문제는 화이자 백신 도입 물량과 접종센터의 역량이다. 4월 중 화이자 백신 도입량은 모두 100만 회분이었다. 이 물량은 매주 수요일 25만 회분씩, 네 번에 쪼개서 들어왔다. 5~6월 도입 물량인 500만 회분 또한 이럴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화이자 백신은 1, 2차 접종이 3주 간격이라 5월에 돌아오는 2차 접종 분량만 해도 120만 회분이다. 5월 초 대규모 물량이 한 번에 도입되지 않는다면, 이 분량 맞추기만도 벅찰 수 있다.

접종센터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 방역당국은 센터당 하루 최대 접종인원을 600명으로 보고 있다. 1차 때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접종했다면, 이 센터는 3주 뒤엔 2차 접종자를 우선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1차 접종자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신규 대상자에 대한 1차 접종이 5월 셋째 주로 밀려난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주 간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이자 백신 접종 지연 현상 또한 반복될 우려가 있다.

30일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접종센터 내 폐기물 상자에 백신접종에 사용된 주사기들이 버려져 있다. 연합뉴스


1차, 2차 접종 번갈아가며 집중접종한다

방역당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1차 접종자를 300명으로 유지해 3주 후부터 600명 접종하는 전략을 쓸 수 있지만, 1차 접종 때부터 600명 접종 역량을 최대한 가동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4월까지 300만 명 접종'이란 목표를 지나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접종간격이 최대 12주로 길고 상대적으로 물량을 많이 확보했으며 접종이 쉬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화이자 백신은 접종 간격도 짧고 물량도 적고 접종도 까다롭다. 이 때문에 2차 물량을 1차로 돌리는 등 임시변통 방식을 쓰기가 마땅치 않아 수급 조절을 잘못할 경우 기껏 맞혀둔 1차 접종자에게 2차 접종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마 방역당국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 반장은 "쓸 수 있는 1차 접종량을 최대로 쓰고, 이게 충분하다는 시점에 2차 접종에 집중하는 것일 뿐"이라 말했다. 지금처럼 1차 접종에 집중하는 시기, 2차 접종에 집중하는 시기를 번갈아 이어가는 접종 패턴을 유지해나가겠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백신 수급이 원활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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