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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둥 같던 분" 정진석 추기경 유리관 앞 추도 행렬

입력
2021.04.28 11:49
수정
2021.04.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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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대성전 빈소에 조문객 발길 이어져
시신 안치된 유리관 앞 기도… 30일까지 조문

한 천주교 신자가 2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정진석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조문하고 있다. 명동성당 제공

한 천주교 신자가 2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정진석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조문하고 있다. 명동성당 제공

"큰 기둥 같은 분이셨는데… 안타까워요."

한국 가톨릭이 배출한 두 번째 추기경이자 천주교계의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됐다. 조문을 받기 시작한 28일 오전 7시 이전부터 대성전 빈소 앞에 모여든 조문객 행렬은 한때 수십 명이 줄을 설 만큼 길어지기도 했다.

조문은 정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투명 유리관 앞에서 기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화와 조의금은 받지 않았다. 조문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옆 사람과 1m 이상 거리를 둔 채 기도에 임했다. 빈소 안팎에는 신도들의 연도(영혼에 바치는 기도)가 계속 울려 퍼졌다.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에 대한 조문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 조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윤한슬 기자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에 대한 조문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 조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윤한슬 기자

일부 조문객은 눈물을 보였다. 10여 년 전 정 추기경과 만난 인연이 있다는 이로사(63)씨는 "성당 대표로 추기경님께 선물을 받았는데 포옹하고 함께 기뻐해주시던 모습이 생각 나 조문을 오게 됐다"며 "굉장히 인자하고 큰 기둥 같은 분이었는데, 가슴이 아프다"라고 추모했다. 경기도에서 온 추모객 김수영(52)씨는 "정신적 지도자로서 신자들을 잘 이끌어주신 분들이 한분씩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 추기경이)아프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유리관을 통해 돌아가신 모습을 뵈니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10시15분 선종한 정 추기경의 장례는 이날 자정을 넘어 거행된 추모미사를 시작으로 천주교 의례에 맞춰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일반인 조문은 고인의 시신이 정식 관으로 옮겨지는 날인 30일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장례 마지막 날인 다음달 1일엔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미사가 끝나면 고인은 장지인 경기 용인시 성직자묘역에서 영면하게 된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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