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잡는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아직은 가물가물

입력
2021.04.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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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변이 감염자 1,000여명 추정
세포단계 실험서 변이 대응 효과 확인됐지만
인체임상 '높은 벽'....변이 치료제·백신 나오긴 할까

인천 송도국제도시 셀트리온 공장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생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목적의 렉키로나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셀트리온 공장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생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목적의 렉키로나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 제공

전파력이 더 강한 해외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국산 치료제는 물론 개발 중인 국산 백신의 효능 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몇몇 치료제는 변이에 대응할 작용기전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어도 치료제 단계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특히 국산 백신은 이제 임상이 진행 중이라 출시까지는 하세월이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브라질발(發) 3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자 등은 914명이다. 이외에 최근 국내 9명에게서 인도발 '이중 변이' 사례가 처음 확인됐고 미국 캘리포니아 변이도 294명 나오는 등 기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변이에 효과 보인 약물 있지만

셀트리온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 플랫폼.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 플랫폼. 셀트리온 제공

이런 상황 속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 성분으로 종근당의 '나파모스타트'와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가 최근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의 세포실험에서 변이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위해서는 체내 세포에서 발현하는 효소(TMPRSS2)가 바이러스 막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해야 한다.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는 TMPRSS2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하는 작용을 막아 감염을 억제한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세포실험 결과 영국·남아공 바이러스에 중화항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를 추출해 만들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여러 부분에 대한 항체까지 형성한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도 영국 변이에 중화능력을 보였다. 다만 남아공 변이에서는 중화능력이 감소해 셀트리온은 여러 변이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영국과 남아공 변이에 중화능력을 보인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해 렉키로나와 조합하는 '칵테일 요법'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남아공 변이 치료제를 위한 동물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변이 치료제 개발은 '감감무소식'

실제 효과를 확인하려면 인체임상이 필수적이지만 셀트리온 등 몇몇 제약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별도로 변이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임상 실패 사례가 부각되다보니 변이 관련 임상을 준비하고 있어도 제약사 입장에선 밝히기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투자도 제약사에는 부담이다. 기존에 진행 중인 치료제 개발 외에 해외임상을 위한 환자 모집과 비용을 감당해야 해 개발 역량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료 물질을 개발해도 비용 문제로 임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치료목적 사용승인 등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제한적인 변이 치료제 사용이 가능할 수는 있다. 셀트리온도 렉키로나에 대해 "영국 변이에 한해 의료현장에서 실제 사용은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도 27일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4건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GC녹십자는 예정대로 이번 주 안에 GC5131A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백신은 변이 대응력이 관건인데

국산 백신 중에서는 제넥신이 변이 방어 물질로 'GX-19N'을 개발 중이다.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해 중화항체 없이도 변이에 대한 방어력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항체 방어막을 통과했을 때 오는 세포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게 T세포"라며 "T세포를 방어하면 효능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임상 2·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고, 남아공 등 다른 국가에서도 임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 등 다른 백신 개발 기업들도 변이 예방 백신에 초점을 맞추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산 백신 개발 완료 시점은 아직 기약하기 어렵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내 5개 제약사가 백신을 개발 중이고 이 중 일부는 연내에 임상 2·3상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도 인허가 시점은 빨라야 연말이나 내년 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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