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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백신 지재권 고집 뒤에 제약사 로비 있었나

입력
2021.04.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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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원들, 존슨 총리에 문자 내역 공개 촉구
"제약사, 美에 '中·러가 기술 탈취' 우려 전달"

19일 영국의 지방선거 홍보차 잉글랜드 중부 울버햄프턴을 방문한 보수당 당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 펍에서 맥주잔을 들고 있다. 울버햄프턴=AFP 연합뉴스

19일 영국의 지방선거 홍보차 잉글랜드 중부 울버햄프턴을 방문한 보수당 당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 펍에서 맥주잔을 들고 있다. 울버햄프턴=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얼른 끝내려면 백신 지식재산권의 적용을 잠시 멈춰 백신이 골고루 퍼지게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미국과 영국 정부에 먹히지 않는 게 제약사들 로비가 주효한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의원들은 26일(현지시간) 초당적 성명을 내고 자국 정부가 제약업체의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의원은 보리스 존슨 총리 등 정부 당국자들에게 제약사ㆍ로비스트와 주고받은 이메일, 문자, ‘왓츠앱’ 메시지 등을 전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제약사들이 지재권 유지를 위해 정부에 로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성명에는 환자 단체와 백신의 평등한 보급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도 참여했다.

이에 영국 정부 대변인은 투명성을 우선시하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소통의 기밀성이 유지될 거라고 기대할 권리도 있다며 “백신에 대한 평등한 참여를 향상시키면서도 지재권은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에서도 백신 지재권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현재 미 정부 입장에도 제약사 입김이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다. 백신 관련 지재권 적용을 잠시라도 중단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이 신기술을 탈취할 거라는 우려를 최근 제약사들이 미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에 적용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을 중국ㆍ러시아가 손에 넣으면 다른 백신은 물론 암과 심장병 치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미 정부에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미 의원과 비영리 단체들도 내달 5일 세계무역기구(WTO) 공식 회의를 앞두고 특허 포기를 지지하게 만들기 위해 조 바이든 정부에 강한 압력을 넣었었다.

본격적인 국제사회의 백신 지재권 적용 중단 요구는 지난달 WTO 100여개 회원국이 뜻을 모으면서부터다. 이어 이달 중순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치인ㆍ석학들이 바이든 정부에 서한을 보내 백신 관련 지재권 한시 중단 찬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를 보유한 몇몇 나라가 반대했다. 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다. 특히 미 상공회의소 및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거대 제약사가 반대에 앞장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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