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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브루스 윌리스를 만든 소설

입력
2021.04.2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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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로더릭 소프의 '다이 하드'

영화 '다이 하드'의 원작인 로더릭 소프의 소설 'Nothing Lasts Forever' 표지. 위키피디아

영화 '다이 하드'의 원작인 로더릭 소프의 소설 'Nothing Lasts Forever' 표지. 위키피디아


영화 '다이 하드'(1988년 1편 개봉) 하면 곧장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떠오를 만큼 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원작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Nothing Lasts Forever, 1979)'의 작가 로더릭 소프(Roderick Thorp)가 잊히다시피 한 것은 조금 안타깝다.

뉴욕 브롱크스 출신인 그는 뉴욕시립대 재학 중 단편소설로 학내 문학상을 탄 작가 지망생이었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을 얻은 건 1966년 장편 'The Detective'를 통해서였다. 졸업 후 자동차와 남성복 매장 판매사원으로,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했고, 사립탐정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좀도둑을 잡는 탐정 일도 경험했다. 꾸준히 소설은 썼지만 1961년의 첫 장편 'Into the Forest'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5년 뒤 출간한 'The Detective'의 반응은 전과 달리 썩 좋은 편이었지만 소설보다는 2년 뒤 프랭크 시내트라(1915~1998)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인 장편 13편을 쓴 그는 1999년 4월 28일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심장마비였지만 정확한 사망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이 하드'를 영화화할 당시 제작사는 'Nothing...'이 'The Detective'의 후속편 격이라는 점을 들어 시내트라에게 먼저 주연을 제안했다. 하지만 뉴욕경찰인 주인공 '맥클레인'이 펼쳐야 할 액션 연기는 대역에 의존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70세를 넘긴 시내트라로선 무리였다. 그가 사양하자 제작사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멜 깁슨에게, 제임스 칸과 리처드 기어 등에게 잇달아 제안했고, 퇴짜맞았다. 마지막으로 제안한 배우가 당시 '데이트 소동'이란 어렴풋한 영화에 출연한 게 영화 이력의 전부였던 오프브로드웨이 출신 신인 브루스 윌리스(1955~)였다. 브루스 윌리스는 할리우드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했고, 로더릭 소프는 4편과 5편에서 윌리스가 펼친, 자신의 주인공 '맥클레인'의 활약을 보지 못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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