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美 이기심이 인도 재앙 초래”, 중국의 쿼드 흔들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접경지역 유혈충돌로 관계가 험악한 인도를 이례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미국을 공격할 호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미국의 이기심과 무관심 때문”이라고 날을 세우며 비판의 선봉에 섰다. 중국이 코로나19를 고리로 인도와 미국의 틈을 벌리며, 눈엣가시인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Quadㆍ미국 인도 호주 일본 참여)를 흔들고 있다.
미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인도에 백신 원료와 방역 물품을 지원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그 사이 인도 하루 확진자는 35만 명을 넘어섰다. 다만 백신 완제품 공급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원료 수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인도의 요구를 미국이 줄곧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립서비스’ 때문에 인도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쿼드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인도 제약사의 백신 생산을 지원하는 등 백신 협력을 약속했지만 후속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26일 “미국의 공허한 약속에 인도가 희생양이 됐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고무돼 통제를 완화하다 각지에서 전염병이 창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 사례를 계기로 백신을 독점하려는 미국 우선주의의 민낯을 부각시키고 있다. 앞서 경제잡지 포브스는 “미국에서 40% 이상 성인과 75% 이상 노인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반면, 전 세계 85% 이상 국가에서는 2023년까지도 백신 접근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경우 인구 250만 명 가운데 128명만이 백신을 맞았다”면서 “미국은 인권을 외치면서도 백신 수출을 차단하고 글로벌 방역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 가장 이기적인 국가”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백신 특허를 포기해달라는 인도, 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요구도 외면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추악하고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미국을 몰아세웠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온 ‘도덕적 우위’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 우선주의는 외교의 중심이자 백신에 대한 초당적 정책이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처럼 미국을 깎아내리면서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백신과 방역물품을 언제든 인도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즈제(鄭志杰) 베이징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중국은 지원 의사를 누차 밝혔다”면서 “이를 받아들일지는 인도의 몫”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경 갈등의 앙금이 여전한 인도가 중국을 선택할 리 만무하다. 오히려 양국은 주변국 네팔, 파키스탄 등을 상대로 ‘백신 외교’ 경쟁을 펼치며 영향력을 겨루고 있다. 이에 중국은 또다시 미국을 끌어들여 책임을 떠넘겼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과 인도의 관계를 조작한 탓에 인도가 중국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