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 추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러시아산 백신 도입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참모진의 건의에 “그렇게 하라”며 도입 추진 쪽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도입 추진 건의도 감안한 걸로 보인다. 반면 정세균 전 총리는 신뢰성 등의 문제를 들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냈다.
그동안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방역을 총괄해온 정 전 총리가 말한 신뢰성은 스푸트니크V가 도입돼도 접종 대상자들이 불신하면 ‘계륵’이 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실제 국내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해도 부작용 우려 때문에 화이자 백신과 선호도 차이가 생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입 추진론자들은 “지난해와 달리 지금은 백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도입 교두보를 마련해 두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개발됐다. 의학 학술지 ‘란셋’ 논문에 면역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보고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지자체 등에서 도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희귀혈전증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벡터(운반체) 방식으로 개발돼 유사 부작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아직 유럽의약품청이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향후 스푸트니크V가 유럽의약품청 등의 승인을 받는 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유럽 등 기존 사용지역에서 부작용 보고가 너무 없는 게 되레 석연치 않은 점으로 꼽힌다. 방역당국이 최근 외교부에 각국 부작용 사례 수집을 의뢰한 배경이기도 하다. 스푸트니크V는 국내 생산도 확정된 상태다. 따라서 안전성 문제가 조기 해소될 경우 도입 추진은 백신 수급에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플랜B’로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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