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트래블 버블' 시작…세계 여행은 정말 가능할까

입력
2021.04.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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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뉴질랜드, 19일부터 자유롭게 왕래 허용
대만·팔라우,?아시아 최초로 단체여행 재개
백신 접종자 많은 영국·이스라엘은 러브콜 받는 중

19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한 여행객이 뉴질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19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한 여행객이 뉴질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최초로 자가격리 없는 자유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비격리 여행 권역)'이라 불리는데, 방역 우수 국가끼리 여행객들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 줘 입국 즉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한 국가 간 상호협약을 뜻하죠.

자유여행을 대상으로 한 트래블 버블의 첫 테이프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끊었습니다. 19일 오후 11시 59분부터 두 나라 사이의 트래블 버블이 시작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 없이도 감기 증세만 없으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도착 뒤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을 휴대폰에 깔아야 합니다.

첫 번째 항공편은 20일 오전 7시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였습니다. 하루 동안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에서 30편 이상의 항공편이 날아올랐습니다. BBC방송은 "어떤 이들은 새벽 2시부터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오늘의 기념적 사건은 양국 모두에게 잘된 일"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오늘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날이며, 신나는 날이다"라며 "우리가 매우 자랑해야 할 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아·발트국가 등 트래블 버블 시행 시작

대만과 팔라우 간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팔라우로 여행을 떠나는 첫 대만 관광객들이 1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원 검사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타오위안=AP 연합뉴스

대만과 팔라우 간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팔라우로 여행을 떠나는 첫 대만 관광객들이 1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원 검사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타오위안=AP 연합뉴스

사실 호주와 뉴질랜드에 앞서 1일 대만과 팔라우 사이에도 트래블 버블이 허용됐지만 4, 5일 패키지 여행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됩니다. CNN방송에 따르면 대만 관광객 100여 명이 1일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모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전원 음성 결과가 나오자 팔라우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이들은 팔라우 현지 도착 후와 귀국 출발 전 PCR(유전자 증폭) 검사가 면제되며, 귀국 후에는 자가 격리 없이 5일 동안 자율 관리를 거친 후 자비 부담의 PCR 검사 등을 하면 됩니다. 한 대만 여행사는 지난달까지 400명이 해당 여행을 예약했다고 전했습니다.

태국 관광체육부는 최근 치앙마이, 푸껫, 끄라비, 수랏타니 그리고 촌부리주 등 태국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5개 주(州)에 한해 '지역호텔격리'(AHQ)라고 불리는 새로운 격리 방안의 시행을 추진 중입니다.

태국에 입국해 사흘이 지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호텔 내에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정해진 시간에는 주변을 산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죠.

사실 트래블 버블이 가장 처음 도입된 곳은 북유럽 발트해 3국인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이죠. 총 인구 400만~600만 명에 서로 인접해 있는 이 세 국가는 지난해 7월 확진자가 한 자릿수가 되자 '발틱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습니다.

홍콩·싱가포르 트래블 버블 두 번째 취소 발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3일 홍콩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 중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3일 홍콩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 중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앞서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가 지난해 11월 트래블 버블 협약을 추진했지만, 연말 전 세계적 3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무산됐었죠. 다음 달에 재추진한다고 했지만 22일, 두 국가가 트래블 버블 발표 계획을 두 번째로 취소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측에서 먼저 취소하자고 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들어 홍콩은 낮은 백신 접종률로, 싱가포르는 이민자 집단 감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구 750만 명의 홍콩은 지난해 일찌감치 인구 대비 3배 분량의 백신(화이자, 시노백) 수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이 백신 접종을 꺼리면서 접종률은 8%대에 머물고 있죠.

블룸버그는 양국 모두 인구가 밀집된 도시국가라서 전염성이 높을 수 있는 만큼 적은 수의 감염 사례도 국경 개방 계획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변이 바이러스와 낮은 백신 접종률도 변수죠.

이번 트래블 버블을 준비하면서 싱가포르는 최근 홍콩에서 온 여행객들의 격리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홍콩에서 온 여행객들은 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7일 동안 격리되는데, 이는 '정부가 선정한 호텔에서 14일 동안 격리'라는 이전 규칙을 완화한 것입니다.

영국·이스라엘 등 백신 최다 접종국 환영 분위기

13일 영국 중남부 레딩에 있는 레딩 FC의 홈구장인 마데스키 경기장에서 한 의료인이 모더나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레딩=AP 뉴시스

13일 영국 중남부 레딩에 있는 레딩 FC의 홈구장인 마데스키 경기장에서 한 의료인이 모더나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레딩=AP 뉴시스

현재 영국·이스라엘 사람들은 백신을 많이 맞아서 몇몇 나라에서 "와도 된다"는 러브콜을 받는 중이에요.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5월부터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영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와 코로나19 검사를 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의 리타 마르케스 관광장관도 "영국 여행객들을 5월부터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고요.

이스라엘의 경우 그리스와 사이프러스 등 유럽연합(EU) 국가와 시험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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