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백신 한 번만 맞아도 코로나 감염 65% 감소"

입력
2021.04.23 19:10
수정
2021.04.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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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35만명 시험… 첫 대규모 영향 분석
'임상 누락' 영국발 변이 예방 효과도 보여줘
美서도 백신 효과… 입원환자·사망자 급감

한 무슬림 여성이 6일 영국 잉글랜드 중부 노팅엄의 이슬람교 사원에 마련된 접종 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노팅엄=AFP 연합뉴스

한 무슬림 여성이 6일 영국 잉글랜드 중부 노팅엄의 이슬람교 사원에 마련된 접종 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노팅엄=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인구가 늘면서 실제 효과가 속속 증명되고 있다. 백신 주사를 한 번만 맞아도 감염 가능성을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다는 수십만 명 대상 대규모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고, 미국에서는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급감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약 5개월간 영국에서 3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시험한 결과, 첫 번째 백신 주사를 맞은 뒤 체내 면역 체계가 적절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걸리는 시한인 21일이 지난 뒤 감염이 65% 감소했다.

일반인 대규모 성인 집단을 상대로 백신이 새로운 감염과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건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접종된 백신은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한 백신과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 두 종류다. 가디언은 “감염률을 낮춤으로써 백신은 입원과 사망을 막을 뿐 아니라 전염의 사슬을 끊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논평했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젊고 건강한 사람이든 나이 많고 질병에 취약한 사람이든 별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의 코엔 포우웰스 박사는 “백신이 나이 들거나 장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덜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연구 결과가 2차 접종을 미뤄 확보한 백신을 노인과 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에게 우선 투여하기로 한 영국 정부의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더불어 전염력이 더 강하고 치명적인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데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도 이번 연구에서 나타났다.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변이가 발생하기 이전인 임상시험 당시엔 테스트되지 못했었다. 다만 저연령층에서는 한 차례의 백신 접종으로도 코로나 감염 뒤 보이는 수준까지 항체가 상승했지만 고령층의 경우 두 번의 접종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충분히 확보된 백신 물량을 토대로 접종 속도전을 벌여 온 미국은 가시적 효과를 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 결과, 최근 7일간 코로나 입원 환자(20일 기준 3만8,876명)는 앞서 12만 명이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초의 30% 수준으로 격감했다.

사망자도 마찬가지다. 21일 기준 최근 7일간 코로나 사망자 일일 평균(690명)이 정점이던 1월 13일(3,457명)과 비교하면 80% 감소한 수치다. 이는 고령층 대상 백신 접종 확대 덕분이라는 게 당국의 분석인데,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의 80%가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다. AP는 주요 전파자인 젊은 층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게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조언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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