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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는 플랜 B... 큰 기대 말아야"

입력
2021.04.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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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대안 될 수 없어"
동구권 주로 사용한 스푸트니크V,? 데이터 불완전
"시도는 해볼 수 있지만 부작용 등 데이터 한계"
"AZ 백신 접종 뒤 사지마비, 인과성 폭넓게 검토"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브이의 주사약 병이 14일 헝가리 수도 병원에서 환자에 접종 주사되기 위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브이의 주사약 병이 14일 헝가리 수도 병원에서 환자에 접종 주사되기 위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백신까지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당장 대안이 되긴 어렵다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나왔다. 객관적 자료가 부족해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스푸트니크 브이(V) 백신과 관련 "말 그대로 플랜B 내지 C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처럼 3,400만 명 접종한 백신도 희귀혈전으로 인한 불안감이 있는데 러시아 백신은 임상 시험 규모도 작은 편이고 실제 접종 데이터도 동구권에서 주로 사용됐기 때문에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현재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인도 등 60개 나라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에선 현재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 승인을 검토하는 중이다.

정 교수는 "지금 검토하고 허가하고 계약하면 빨리 도입되면 6월, 7월 정도가 될 텐데 그때 우리 수급 상황을 개선시킬 만큼의 필요한 물량이 제때 도착할 수 있는지도 좀 고려를 해 봐야 한다"며 "공급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시도를 해 볼만은 한데 큰 기대는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반에는 과학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된 것에 대한 불안감이 좀 있었다"며 "현재는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굉장히 유명한 학술지에 발표가 되고 영국에서 이제 독려 평가를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부족해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으로서 최소한의 과학적 기준은 통과했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도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80~ 90%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고 되어 있는데 그것보다 조금 높게 평가가 되고 있다"며 "효과에 있어서는 약간 비교 우위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해당 백신은 동구권 위주로 사용이 돼 자세한 실제 접종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수천만 명 단위로 접종이 이루어지긴 했는데 동구권에서 접종할 경우에는 이 희귀혈전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발견했을 때 응급실로 가서 잘 리포팅이 되느냐는 문제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양질의 데이터를 공급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실제 접종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에서 검토하고 있는데 서구권 규제 기관이 승인한다면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접종하게 된다면 그런 희귀혈전이나 매우 드문 이상 반응에 대한 데이터를 우리나라가 직접 만들어가면서 접종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신뢰성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AZ 백신 접종 뒤 사지마비, 가급적 보상 방향"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정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뒤에 사지마비 현상을 지금 겪고 있는 40대 간호조무사, 20대 공무원과 관련 "백신에 대한 인과성 평가를 한번 해야 하고 그다음 인과성 증명이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가지 단계 정도로 기준이 있는데 인과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면 가급적 보상을 해드리는 방향으로 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다만 "문제가 지금의 인과성 평가와 보상 시스템이 대규모 접종과 대규모 이상 반응 신고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서 여기 평가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환자들의 의료비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중증 이상반응이 인과성 평가 이전이더라도 재난적 의료비, 의료비가 너무 많이 나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가가 먼저 지원해 드리고 나중에 절차를 밟아가는 형태로 가면 국민들이 더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선제적 지원을 제안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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