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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겨냥 “기후대응은 공동의 차별적인 책임”

입력
2021.04.22 22:29
수정
2021.04.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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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기후정상회의 기조연설서
"선진국, 기후목표와 행동수준 높여
개도국 저탄소 성장 전환 지원해야"
"탄소배출 2030년 정점, 2060년 중립
中, 선진국에 비해 소요기간 짧다"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2일 “공동의 차별적인 책임 원칙은 글로벌 기후대응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중국을 위시한 개도국에게 동일한 잣대로 온실가스 감축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4분여 간 진행된 기후정상회의 연설에서 “녹색개발에 전념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생태문명 건설의 참여자, 기여자, 리더로서 다자주의를 확고히 실천해왔다”며 “국제법과 공정, 정의의 원칙에 기반한 유엔 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서로 비난하지 말고 손을 맞잡자"고도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이 부담하는 책무의 강도가 서로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소 배출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은 기후목표와 행동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개도국이 기부변화 대처 능력을 높이고 녹색ㆍ저탄소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자금과 기술 등 구체적인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2030년 이전에 탄소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발언을 재차 반복했다. 지난해부터 줄곧 밝혀온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청사진이다. 그러면서 “탄소배출 정점부터 중립까지의 기간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짧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2007~2050년까지 43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30년이면 족하다는 설명이다. 시 주석은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계획·2021~2025년) 때는 석탄 소비증가를 억제하고, 15.5계획 때는 석탄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일정도 공개했다. 중국의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의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이번 회의는 전 세계 40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대면하는 자리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시 주석이 중요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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