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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개고기 판매, 막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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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저는 3년 전 겨울 경기 시흥시 개농장에서 구조된 '도담'입니다. 개 7마리가 철창 속에서 뒤엉켜 살고 있었는데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죠. 철창 밖 바닥에는 얼어붙은 개, 고양이 사체가 방치돼 있었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우리가 가까이 다가온 활동가의 손길을 향해 철창 사이로 얼굴을 내민 사진을 보고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습니다. (▶도담이 사연보기: “더는 숨지 않아도 돼” 개농장서 구조된 순둥이 믹스견)
지금은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사랑받으며 잘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개농장에서 고통받는 개들이 많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에 최소 3,000곳의 개농장이 있고, 연간 100만 마리가 도살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최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신탕, 개고기 등이 버젓이 판매되는 게 밝혀졌습니다.
한 시민의 제보로 해당 사실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각 사에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각 사는 지적받은 입점업체(식당)와 메뉴에 대해 삭제조치를 취했는데요. 각 업체는 이미 가이드라인에 개고기, 보신탕, 개소주 등을 혐오식품에 포함시키고,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을 받은 이후에도 앱에는 개고기가 영양탕, 수육?무침?전골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앱상에서 개고기를 완전히 없애지 못하는 건 관리 구조상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입점 업체가 메뉴를 직접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후 본사가 판매금지 메뉴를 발견하면 업체에 연락을 취해 삭제 조치를 하기 때문에 메뉴가 올라오기 전 판매를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요기요는 업체가 입점 시 본사로부터 메뉴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메뉴 변경은 업체 마음대로입니다. 역시 문제 메뉴가 판매된 이후에 삭제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죠. 쿠팡이츠는 모든 메뉴에 대해 본사가 승인하는 방식이지만 원료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당이 개고기를 판매하는 방식도 교묘합니다. 예컨대 한 식당은 'OOO보신탕'이었는데 지적을 받자 'OOO삼계탕'으로 이름을 바꾸고, 앞에 개고기를 뺀 채 수육, 전골, 무침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식당 'OO보신탕'은 앱에 보신탕을 빼고 'OO'이라고만 올리고 역시 개고기 메뉴를 판매하고 있지요.
사실 개는 축산법에 가축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도살, 유통, 가공 관련 법인 축산물위생관리법은 가축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즉 개는 축산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식품으로 인정하는 원료를 정해놨는데, 개고기는 이 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하거나 조리, 진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이 되진 않는 상황이죠.
배달앱은 많은 이가 이용하고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메뉴 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아니라 개고기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보다 선제적으로 대처해주길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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