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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사, 입원한 아내 대신 '점원 폭행 의혹' 사과

입력
2021.04.22 14:20
수정
2021.04.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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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벨기에대사관, 공식 사과 메시지 올려
"부인 대신해 깊은 유감,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
"뇌졸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은 피해자인 옷가게 점원과 가족이 볼이 부은 사진과 폭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은 피해자인 옷가게 점원과 가족이 볼이 부은 사진과 폭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현직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한국 국민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벨기에 대사관 측이 공식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22일 주한 벨기에 대사관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대사관 측은 "9일 벌어진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의) 부인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한 벨기에 대사는 부인이 입원하던 당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임을 경찰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사는 그의 부인이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을 확인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녀는 지난주부터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대사 부인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임해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대사의 부인 쑤에치우 시앙씨는 옷을 입어본 뒤 구매하지 않고 그냥 나왔다. 그런데 그가 처음 입고 왔던 옷도 이 가게에서 판매한 옷인 탓에 오해를 한 점원이 해당 가게에서 옷을 샀는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입고 있던 옷이 매장 제품이 아니라는 걸 확인한 직원은 '죄송하다'고 말하고 매장으로 돌아왔으나 시앙씨가 다시 매장 카운터로 돌아와 점원의 어깨를 잡고 실랑이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폭행까지 벌어졌는데, 피해자는 말리던 중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아 왼쪽 볼이 부어오르고 왼쪽 눈 실핏줄이 충혈될 정도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시앙씨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이 있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각국에 파견된 외교 사절과 가족은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는 면책 특권의 대상이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2018년 한국에 부임했다. 같은 해 6월 한국에 온 시앙씨는 중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벨기에에서 유엔 산하 유럽연합(EU) 환경 관련 부서에서 일했으며, 태극권을 수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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