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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죽을 지 몰라 불안", 유언장에 진심인 중국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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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을 작성하는 중국 2030세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회생활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된 탓이다.
중국 유언장 공증 전문업체 중화유언고가 지난달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1980년 이후 태어난 30대가 정식으로 접수한 유언장은 2017년 73건에서 2020년 503건으로 7배 가까이 폭증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경우에도 55건에서 209건으로 4배 증가했다. 이중에는 17세 학생도 있었다. “당장 세상을 떠나더라도 가족에게 뭔가 남겨주고 싶어요”, “가장 힘들 때 도와준 친구에게 전 재산 2만위안(약 344만원)을 줄게요”, “매일 야근을 하다 갑자기 죽을 것 같아요” 등 다양한 사연이 담겼다. 유언장 상담은 2019년 4만8,608건에서 2020년 5만4,513건으로 12%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해 수개월간 오프라인 영업이 중단되면서 업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계정을 통한 온라인 유언장 등록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러자 고객이 한해 동안 7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2,3월의 경우 매달 1만명을 웃돌았다. 하루 평균 300명이 넘는 수치다. 20~30세가 38.7%로 가장 많았고 20세 이하가 27.4%로 뒤를 이었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이 66.1%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 것이다. 다음으로 30~39세(21.96%), 40~49세(7.3%), 50~59세(2.83%), 60세 이상(1.68%) 순이었다.
유언은 갑작스런 죽음을 염려해 미리 준비하는 행위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나이가 어릴수록 오히려 ‘돌연사’에 대한 걱정이 컸다. ‘2020 국민건강조사보고’에 따르면 10대 58%, 20~24세 57%, 25~29세 52%, 30대 50%가 “일상에서 가끔 또는 자주 돌연사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40대 40%, 50대 이상 32%에 그쳤다.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젊은이들에게 더 강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조현상’의 직접적 원인으로 코로나19를 꼽는다. 인터넷과 매체를 통해 질병과 죽음을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유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금기가 깨졌다는 것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부동산과 예금이 아니더라도 위쳇페이를 비롯한 사이버 자산과 주식, 펀드 등 유산의 범위가 확장된 점도 유언장 작성의 문턱을 낮췄다. 특히 학업과 생업에 치여 중압감과 초조함에 시달리는 2030에게 유언은 생활의 안정을 갈망하는 감정의 배출구나 다름없다. 천카이(陳凱) 중화유언고 주임은 “유언장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하는 축복의 메시지를 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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