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들개 관리대책 만든다

입력
2021.04.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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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개체수도 추정 못해
실태조사 등 위한 용역 실시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청 전경.



최근 제주지역 중산간 일대에 들개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제주도가 야생들개 관리방안으로 마련한다.

도는 용역비 4,400만 원을 투입해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을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최근 들개가 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물어 죽이고 중산간 숲길은 물론 골프장까지 나타나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들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유해야생동물에 해당되지 않아 총기 등을 이용해 함부로 포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들개가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이 야생화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유해야생동물로 판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포획틀을 이용해 매년 들개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유해야생동물로 구분되지 않아 야생동물구조센터 등 유기견 관리 시설로 보내지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제주에서 포획틀을 이용해 잡은 유기견만 147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는 야생화 된 들개지만 나머지는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유기견들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들개에 대한 구체적인 서식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정확한 개체수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도는 이번 용역을 통해 야생 들개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을 조사하고 정확한 서식 실태도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들개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담당 부서도 명확히 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피해를 주고 있는 들개에 대해서 유해야생동물에 준해 관리할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국적으로 야생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이 마련된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용역을 통해 야생화된 들개의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립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대책 마련 과정에서 동물단체 등에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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