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이재갑 "AZ 접종 후 이상반응 보도, 선정적 단어 자제해야"

입력
2021.04.22 12:30
수정
2021.04.22 13:26
구독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라디오 인터뷰
"증상보단 의심 진단명 바탕으로 얘기해야"?
"적절한 피해보상 이뤄지는 데 집중할 필요도"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백신 이상반응 보도와 관련, "선정적인 단어 사용은 수정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의심 진단을 받은 40대 간호조무사의 증상만을 내세워 '사지마비'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22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사지마비의 정도는 심각하냐"고 묻자 "선정적인 형태의 단어들이 사용되는 부분들은 분명히 수정돼야 한다"며 질문을 잘랐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진단명이 잘 안 나왔으니까 증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어느 정도 의심 진단명이 나왔다면 그걸 토대로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언론은 이상반응 환자분들의 고통을 잘 다루어서 피해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강조했다.

"과거 홍역, 광견병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도 보고돼"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 교수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은 바이러스 질환을 앓고 나서 면역계가 교란되면서 뇌염과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건데 과거 홍역과 광견병 백신 접종 이후에도 발생한 적이 있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신과의 연관성이 보고됐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환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AZ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규명되기까지는 짧게는 1, 2주 길게는 몇개월씩 걸리고, 현재 진단명이 유지될지는 경과를 봐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AZ 백신 접종 중단 주장에 대해선 "접종을 했을 때의 이득이 희귀한 이상반응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최대한 이상반응에 잘 대응하면서 접종을 유지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Z백신과 희귀한 혈전과 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도 현재 30세 미만 접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는 "우리나라는 혈전 발생 통계가 없다. 다만 100만여 명이 맞았는데 그중 1명 정도 발생한 거라 100만 명의 1로 보는 것이고, 그 수준이면 매우 희귀한 이상반응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짧은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이 백신을 몰려서 맞은 탓에 이상반응 빈도가 높아 보이는 착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백신 스와프에 부담 느낄 듯"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와프'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와프'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일부에서 제기되는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백신 스와프는 백신이 넉넉한 국가가 스와프를 맺은 상대 국가에 백신을 빌려주는 개념이다.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러나 "미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같은 저소득 국가에 나눠줄 가능성이 있는 데다, 다자주의를 채택한 조 바이든 정부가 특정 국가에 몰아주는 것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미국 내 보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부스터샷은 면역을 가진 사람이 항체가가 떨어지면 변이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되는 특징이 있으니,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존 백신을 한 번 더 맞아서 항체가를 올리는 방법, 또는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업데이트하는 방법이 있다"며 부스터샷 방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하든 기존 바이러스 백신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백신의 지속 기간이 확인되는 여름이나 초가을쯤 부스터샷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윤주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