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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주류와 다른 길 간다'... 30분간 말 멈추지 않은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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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한 더불어민주당 주류와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섰다. 4ㆍ7 재ㆍ보궐선거 참패를 극복할 해법으로 권력기관 개혁이 아닌 ‘실용적 민생개혁’을 제시하면서다. 선거 결과로 민주당의 방향성에 국민들이 “아니다”라는 뜻을 분명히 표시한 만큼, 당과 거리를 벌리는 부담을 감수하고 국민과 더 가까워지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 지사는 7일 선거 직후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는 소회를 남긴 것을 끝으로 외부 노출을 삼갔다. 그 사이 대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활동을 재개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여의도에 복귀했다.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르는 시점에 이 지사가 들고 나온 첫 메시지는 ‘민생개혁’이었다. 그는 20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은 낮은 자세로 주권자를 두려워하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작든 크든 ‘실용적 민생개혁 실천’에 끊임없이 매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의원 42명과 여의도에서 공동 주최한 ‘청소ㆍ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 참석, 기자들의 질문에 약 30분간 거침없이 답했다. 단단히 작심한 듯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살림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뭘 원하는지를 분명히 표시하셨다”고 진단하며 “거대한 개혁 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개혁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선거 후 민주당 강경파가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추진 의지를 다지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 지사는 내년 대선까지 관통할 이슈인 부동산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당청과 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가구당 몇 채를 가지고 있냐' '가격이 얼마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실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1가구 1주택을 보호하다 보니 지방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전세를 끼고 강남에 갭 투자를 하는데, 옳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거주용 주택 보유로 고통스럽지 않아야 한다"며 "실거주용 1주택 또는 2주택은 생필품이니, 생필품은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실거주가 아닌 돈벌이(투기) 수단이라면 사회적 부작용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앞서 경기도 차원의 ‘독자 백신 수급’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정부에 협력하되, 정치적 논의나 부담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없다면 경기도라도 새로운 백신을 구해주시면 도민을 설득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란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방역 방침에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최근 ‘조국 사태’를 비판한 2030세대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가해 당내 문젯거리로 떠오른 강성 친문재인계 당원들에 대해서도 이 지사의 해법은 달랐다. 그는 무조건적인 자제를 호소하는 대신 “그들이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의원들이) 과잉 반응하는 측면도 있다"며 “신경을 안 쓰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제가 겪어본 바로는 (휴대폰 발신 번호를) 1,000개쯤 차단하면 안 오더라”라고 여유를 보였다.
이날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친문재인계 주류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선전포고란 해석이 나왔다. 팍팍해진 민생을 돌보는 것은 현직 경기지사인 그가 실천할 수 있는 문제이자, 현 정부 총리 출신인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 지사와 가까운 의원은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데 집중해야 하고, 부동산 정책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당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나”라며 “주류와 반대 노선을 간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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