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학폭도 가해자 처벌보다 '피해자 회복'에 관심 기울여야"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연초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논란이 스포츠계를 휘감아돌더니 배우 서예지 등 연예계로까지 이어졌다. 논란의 진위 문제를 떠나 학폭 논란의 특성은 그 당시에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오랜 기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뒤늦게 터져나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처벌'보다 '피해자 중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청소년 폭력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푸른나무재단은 20일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2021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연구’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1월 사이 전국 초2학년생부터 고2학년생까지 6,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그 결과 지난해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6.7%(420명)로 나타났다. 2019년에 비해 4.5%포인트 줄었다. 학폭 유형을 보면 언어폭력이 32.1%로 제일 많았고 그다음이 사이버폭력(16.3%), 따돌림(13.2%) 순이었다. 사이버 폭력은 전년의 5.3%에 비하면 3배나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다. 사이버 폭력 피해 응답자 41.1%는 ‘익명성이 폭력 대처를 어렵게 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학폭을 보고도 ‘모른 척 방관했다’는 응답은 26.7%나 됐다. 오히려 ‘가해학생 편을 들었다’는 응답도 7.2%였다. 반대로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렸다’는 18.8%, ‘피해학생을 위로했다’는 18.7%, ‘직접 그만두게 했다’는 15.1%로 나타났다.
피해자 편에 섰다고 응답한 '방어자들'에 대한 추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은 사회적 효능감이 높아 가해자와 부딪혀도 잘 대응할 수 있고, 또래 지위가 안정되어 있어 보복을 당해도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으며, 평소 교사나 부모와의 관계가 안정적이라는 특성을 확인했다. 이선영 재단 전문연구원은 “이들 방어자들을 길러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폭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미흡하다. 학폭 피해를 입고 부모(25%)나 선생님(24.2%)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18.8%로 전년(17.6%) 대비 소폭 상승했다. 가해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응답도 21.5%였다.
문용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현재 학교폭력 대응은 가해자 처분에만 집중하다보니 피해자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다"며 "졸업한 지 10여 년이 지나 '학폭 미투'가 벌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학교 현장에서는 피해자 회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교육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도 사회복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