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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속 타는데 ...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 손 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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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허점이 많다며 곧 바꿀 것처럼 하더니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 말이 없다. 또 속았구나 싶다."
20일 장석창 한국볼링경영자협회장이 토해낸 불만이다. 장 회장은 지난 1월 말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위한 업종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극심하던 때였다. 그때부터 정부는 아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5일 초안까지 공개했다. 자영업자 피해를 감안해 초점은 '집합금지 최소화'에 맞춰졌다. 하지만 적용시기는 묘연하다. 장 회장은 "개편안대로라면 그래도 영업제한이 조금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며 "개편안을 빨리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뿐 아니다. 의료계에서도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유명무실해진 만큼 빨리 개편안을 도입해 방역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에선 개편한 초안을 제시했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임명된 만큼 개편안 적용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 등 8개 단체는 서울 통의동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사무실 앞에 몰려들었다. 손실보상과 임대료 분담,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장은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도 미루고, 손실보상이나 임대료 분담도 없으니 언제까지 버틸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유행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안정화는커녕, 4차 유행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이어서 개편안 적용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편안 초안 공개 당시 신규 확진자 수 300~400명도 '많다'고 판단했는데, 이달 들어 확진자 수는 600~7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확산세가 진정된 시점에 개편안을 도입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이미 기존 거리두기 체계가 사문화됐는데, 개편안 적용을 마냥 미루는 게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늘어도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은 지 이미 오래됐다"며 "차라리 개편안을 도입해 그에 맞춰 단계를 조정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도 "자영업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하지 않는 이상 기존 거리두기 체계에 맞춰 단계 격상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실성 있는 개편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으로 개편안 적용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편안 자체가 기 기획관의 제안을 기초로 만들어져서다. 하지만 정부는 선을 그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청와대 차원에서 정부의 방역체계를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거리두기 등의 문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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