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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논란 LH, 입찰 담합까지 벌였나... 경실련 "담합 징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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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신도시 부동산 투기로 논란에 직면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엔 용역 입찰담합 의혹에 휩싸였다. 의혹을 제기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민간 건설업체로 자리를 옮긴 LH 퇴직 직원에 대한 전관예우 정황도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계약이 이뤄진 LH의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사업에서 입찰담합 징후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사업관리는 민간업체가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 시공관리 등 관리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사업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해당 기간 발주한 건설사업관리 용역은 총 92건으로 이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66건으로 전체의 72%에 달한다. 3개 업체만 참여한 사업도 17건(19%)으로 파악됐다.
사업 규모가 커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방식으로 진행하는 사업일수록 입찰담합 징후가 더 두드러졌다. 2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이 77%(65건)에 달했는데, 경실련은 이를 2인 이상이 입찰해야만 유효한 국가계약법상 무효 입찰을 피하기 위한 담합 방책으로 의심했다. 장성현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간사는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업체가 500곳 이상인데, LH가 발주하는 건설사업관리 용역엔 계속 2개 업체만 참여했다는 건 담합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종심제는 입찰가격이 가장 낮은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최저가 낙찰제와 달리 공사수행 능력과 가격, 사회적 책임 등을 따져 낙찰업체를 선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종심제에 적용되는 '가중치 방식' '강제차등점수제' 등 정성적 평가가 가격담합을 가능케 하는 통로로 악용됐다는 게 경실련의 판단이다.
92건의 사업 중 LH 임직원이 맡는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낙찰받은 경우가 83건(90%)에 달하는 점도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LH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낙찰되지 못한 사업은 9건(9.8%)에 그친다는 사실과 뚜렷이 대비된다. 평가위원으로 한 번 이상 참여한 LH 임직원이 140명인데, 그 일부인 22명이 5~7회나 평가를 맡은 점도 석연찮다.
경실련은 "지난해까지 통상 7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 중 내부위원은 절반이 안 되는 3명(올해부터 5명으로 확대)이지만, 낙찰업체 선정에는 이들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LH 전관 영입 업체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 근거로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9개를 전관 영입 업체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수주했다고 주장했다.
LH는 입찰 참여는 전적으로 업체가 결정하는 만큼 담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LH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용역 참여 업체는 수익성, 참여기술 확보 가능성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자율 의사에 따라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며 "LH가 업체를 줄세웠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 내부위원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주장에는 "종심제를 통해 낙찰 받은 사업자의 97%는 외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라며 "내부위원 평가가 낙찰자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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