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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이념대결ㆍ내정간섭 반대, 규칙 강요 말라” 美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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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하나 또는 몇 개의 국가가 만든 규칙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신냉전과 이념대결에 반대한다”며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도 했다. 동맹 회복을 기치로 중국을 옥죄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22~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 참석이 유력한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거친 공세를 퍼부으며 기선 제압에 나선 모습이다.
시 주석은 이날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화상으로 개막 기조연설을 했다. 경제 이슈를 주로 다루는 행사 특성상 주제를 ‘중국은 아시아와 함께 진보하고 세계와 함께 발전한다’로 잡았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사뭇 달랐다. 우회적이지만 강도 높은 표현으로 조목조목 미국을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시 주석은 “특정 국가의 일방주의가 세계를 흔들 수는 없다”면서 “세상은 패도(힘으로 이익을 추구)가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국은 대국의 면모를 갖춰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낸 셈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련을 겪으면서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어떠한 형태의 신냉전과 이념대결에도 반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서로 평등하고 신뢰해야지 걸핏하면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전혀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서구를 규합해 민주주의 가치와 진영논리를 앞세워 신장위구르, 홍콩, 대만 등 중국의 핵심이익에 개입한다고 비판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미국을 편협하고 이기적인 국가로 폄하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에 대해서는 ‘개방과 포용’, ‘인류 공동의 번영’ 등 온갖 수식어로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줄곧 평화, 발전, 협력, 공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평화공존 5원칙을 바탕으로 각국과 우호협력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국제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중국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모르나 영원히 패권을 칭하거나 세력을 확장하지 않고, 군비경쟁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국제 문제는 모두가 공동으로 정하고 세계의 미래와 운명은 각국이 주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중국을 “세계 평화의 건설자, 글로벌 발전의 공헌자, 국제 질서의 수호자”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은 21일까지 나흘간 온ㆍ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전ㆍ현직 국가수반과 장관 114명을 포함해 60여 개국에서 4,000여 명의 정ㆍ관ㆍ재계 인사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위주로 열린 국제행사로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포럼이 비정부기구이긴 하나, 후원자인 중국 정부가 사실상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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