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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與 대선 레이스... 이재명의 굳히기냐 이낙연·정세균의 추격전이냐

입력
2021.04.19 20: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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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1중·1약 구도로 스타트
이재명, '대세론 형성'까진 안심 못해
이낙연, 친문계·호남 중심 반등 모색
정세균, DJ사저 방문 등 '정통성' 강조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정치인'으로 돌아온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가세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당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본격적 '추격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3인 외에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도 조용히 표밭을 갈고 있다. 당헌상 대선 후보 선출까지 남은 4개월 남짓의 시간은 현재 1강(强)·1중(中)·1약(弱) 구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에서 도정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에서 도정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재명, 20%대서 꿈쩍 않는 지지율

한국갤럽이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 이 지사는 24%로 유력한 야권 후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25%)과 경합을 벌였다. 이 지사 외에 한 자릿수 이상 지지율을 얻은 여권 대선후보는 이 전 대표(5%)와 정 전 총리(1%)뿐이었다. 현재로선 1강·1중·1약 구도로 당내 대선 레이스의 막이 오른 셈이다.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51%의 지지를 받은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 조사에서 31%를 기록해 이 전 대표(35%)에게 뒤졌으나, 올해 들어 지지층의 마음을 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 지역과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지사 측에 합류하는 의원들도 늘고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제 원내에서는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이재명계 의원이 몇 명인지 더는 세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민주당 의원 40여 명과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토론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선다.

그렇다고 이 지사가 마냥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여권 내 '대세론'을 형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탓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지사가 지지율 2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초다. 당시 수위 자리를 다투던 이 전 대표 지지율이 그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음에도 이 지사 지지율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의 기존 지지를 흡수하지 못한 셈이다. 당내 여론 형성에 영향력이 큰 친문재인계 지지층이 이 지사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정세균(왼쪽) 전 국무총리가 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번 추경은 이낙연표 추경이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가 정 전 총리를 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세균(왼쪽) 전 국무총리가 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번 추경은 이낙연표 추경이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가 정 전 총리를 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집토끼 사수’·정세균 ‘5% 돌파' 목표

추격하는 입장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재보선 참패로 입지가 좁아진 이 전 대표는 '지지기반으로부터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15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민심 청취를 위한 전국 순회 첫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다. '집토끼'로 불리는 친문 지지층과 호남을 지지율 반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주말 옛 지역구인 종로구 주민들과 함께 인왕산행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를 방문했다. 18일 DJ 사저를 찾은 뒤엔 페이스북에 "오늘 찾아 뵌 이유는 다시 김대중으로 돌아가기 위한 다짐"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정 전 총리와 가까운 중진의원은 "다음 달 전당대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메시지를 낼 것"이라며 "6월 안에 '지지율 5%'를 넘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등장하지 않는 제3 주자들도 있다.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인사는 '세대 교체'를 외치고 있는 70년대생 박용진 의원이다. 이날 자신의 비전을 담은 '박용진의 정치혁명'을 출간한 것은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광재 의원도 대선 도전 의사를 굳히고 측근들과 정책을 다듬고 있다. 이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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